반등세 연장, 제한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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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다시 한번 단기랠리의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주가가 2일 750선과 지수 60일선을 한꺼번에 돌파하며 9월 첫 거래를 열었다. 지난달 660선에서 저점을 높여오다 최근 20일선 지지를 확인했다는 인식으로 시장 안정감이 높아지는 흐름이다.
정부의 부동산 투기 대책과 증시로의 단기 부동자금 유도로 유동성 랠리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IT경기가 불투명해 뚜렷한 중기 모멘텀이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시장은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경련의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의 회복세와 8월 수출 호조세 등이 국내 증시의 저평가 인식을 돕고 있다. 당초 우려했던 환율 하락과 미국경기 부진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안도감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시장이 노동절 휴장을 맞아 해외변수의 공백상태가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제조업 지표 호전으로 이번주 미국의 경제지표가 그리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지수의 하방경직을 지원하는 양상이다.
증권, 건설, 은행 등 개인선호 저가 대중주의 랠리가 이어지면서 시장 바닥심리가 확인되고 있어 당분간 지수는 아래보다는 위쪽 흐름이 강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국내 경기 지표 우호적 = 8월 수출과 전경련의 9월 BSI가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견조한 국내경기의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을 살렸다.
산업자원부가 내놓은 8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20.4%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7% 대를 넘었다. 이는 원화 절상 및 선진국 경기부진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낳았다.
이같은 상승이 극심한 수출부진이 나타났던 지난해와의 비교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초 우려됐던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를 완화하고 있다. 특히 대미수출이 지난 20일까지 17.4% 증가해 미국의 경기부진이나 원/달러 환율 절상의 부정적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음을 보여 주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8월 수출호조는 하반기 또는 내년 국내경제의 경기회복세 확대에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며 “그러나 최근 미국 경기불안으로 야기됐던 국내경제의 침체 반전 우려를 감소시키고 경기상승기조가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18.5로 지난달 100.4에서 큰 폭 반등했다. 지난 5월 143.0으로 고점을 찍은 후 급락 추세가 이어지다 9월 큰 폭으로 반전해 안정세를 회복하는 양상.
이 같은 안정세 회복은 추석특수를 앞둔 내수경기 호조세 전망에다 미국 수출 부진을 대체하는 중국, 동남아 등 제3시장 수출비중이 급증에 기인했다. 또 미국의 이중침체 우려가 차차 해소되고 있고 국내 증시 역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어 경기급랭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도 희석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 800선 시도 전망 = 주가가 저항선인 60일선을 돌파함에 따라 상승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추세적 상승세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확인해야할 변수가 많지만 증권,은행, 건설 등 저가 대중주가 주도주로 부각하고 있다. 또 KT의 자사주 매입을 계기로 통신주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상승 추진력은 아직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닷새연속 이어진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를 시장 내부의 체력으로 소화했다는 자신감이 있고 또 뚜렷한 매도주체도 발견되지 않고 있어 시장 안정감이 한층 높은 상황이다.
시중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메릴린치증권에서는 한국 시장의 역내 유동성 증가에 관심을 가지는 등 유동성 장세 기대가 고조되고 있는 점도 힘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물대가 밀집한 750선 안착에 성공할 경우 800선 부근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펀더멘털을 가지고 예기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시중 유동성증가, 수출호조, 미국시장 안정 등이 부각되고 있다”며 “전저점 대비 21% 오른 800선 부근까지는 반등흐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그러나 개별주나 금융, 건설주 등 개인선호주 위주로 오른 가운데 IT주가 반등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어 지수탄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시장의 지지심리가 대폭 강화된 흐름에서 모멘텀이 없지만 대안 찾기 과정이 진행중”이라며 "다만 통신, 증권, 건설 등 한정된 종목 중심의 강세장"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부동산 자금에서 갑자기 자금이 빠져나오거나 채권자금의 유입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본격 금융장세로 보지는 않는다”며 “시장은 유동성 장세 기대감으로도 짧게는 2주, 길게는 한달 정도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