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16명이 3일 오후 3시20분(한국시간.오후4시20분)께 베이징(北京)시 차오양취(朝陽區) 소재 독일대사관이 운영하는 독일 학교와 독일 외교관 숙소 단지로 담을 넘어 진입해 한국 등지로의 망명을 요청했다. 탈북자들이 진입한 지역은 독일대사관이 운영하는 학교와 외교관들의 숙소 단지여서 대사관 경내에 해당된다고 독일 소식통들은 밝혔다. 이들은 약 2m 높이의 담을 순식간에 넘어 중국 공안.인민무장경찰과의 싸움이나 대치 없이 진입에 성공했다. 이들은 진입후 독일 외교관들과 학교 교사들이 거주하는, 45가구로 이루어진 9층짜리 아파트 빌딩내로 먼저 들어갔다. 불과 몇분후 아파트 경비가 와서 거주지역이므로 나가달라고 요청해 이들은 아파트 빌딩 바로 옆의 3층짜리 학교 건물의 실외 계단으로 가서 앉았다. 수백명의 정복 및 사복 차림의 공안과 인민무장경찰이 사건 발생후 학교 주위를 포위했다. 이어 독일 대사와 정무공사가 현장으로 와 이들이 탈북자들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담 밖에서 계단에 앉아 있는 탈북자들을 관찰한 결과, 대부분 20-30대 남녀들이었고, 한 남자는 50-60대로 보였으며, 아이들은 없었다. 공안과 인민무장결찰은 학교 담 주변에 '경찰선'을 치고 베이징 주재 특파원들의 접근을 금지시켰다. 독일 학교 학생인 칼스텐 물(17)은 "수업중인데 갑자기 이상한 사람들이 몰려왔으며, 학교측은 학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독일대사관은 독일 학교와 아파트 단지와 조금 떨어진 다른 곳에 위치해 있다. 이날 사태는 전날인 2일 오후 탈북자 12명이 한국과 미국으로 망명을 요청하기 위해 차오양취 산리툰(三里屯)소재 에콰도르대사관으로 진입하려다가 실패한데 이은 것이다. 또 8월31일엔 베이징으로 와서 한국 등지로 망명하려던 탈북자 11명과 이들을 안내하던 한국인 김희태씨가 지린성(吉林省) 성도 장춘(長春) 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되는 등 탈북자들의 망명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탈북자들의 망명 시도가 계속됨에 따라 중국, 한국 등 관계 당사국들이 탈북자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