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긴장의 연속 딴 생각 못해요"..김수열 삼성전자 상품기획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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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기획팀의 김수열(41) 차장은 노트북을 감싼 듯한 두개의 가죽케이스를 가방에 넣고 다닌다.
뭐가 들었는지 다루는 폼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그가 "씨익" 웃으며 열어보인 케이스 안에는 휴대폰 8~9개가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최근 시판했거나 개발중인 휴대폰들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개발의 실무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휴대폰 외판원 같아도 그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김 차장은 삼성전자 근무 15년동안 13년을 상품기획팀에서 일했다.
"애니콜 신화"의 실무 주역중 한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이골이 났을 법한 그이지만 요즘도 앉으나 서나,자나 깨나 휴대폰 생각뿐이다.
"제겐 직업병이 하나 있습니다.휴대폰 전문가인데도 전철에서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뭔가 하고 있으면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쪽을 기웃거리게 됩니다.여자분일 경우에는 괜한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휴대폰 벨소리 다운로드가 일반화되기 이전에는 경쟁사보다 더 예쁜 벨소리를 개발하려고 무던히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드라마에서 어떤 벨소리를 들으면 어디 메이커 제품이란 게 떠올랐고 전철에서도 벨소리만 나면 졸음이 달아나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스릴을 느낄 정도여서 매너리즘에 빠질 여유도 없다고 말한다.
김 차장은 "예전에는 휴대폰 무게싸움,사이즈 싸움을 해왔고 요즘도 새로운 트렌드를 분석하고 제품을 기획하기 위한 노력에 하루가 바쁘다"고 소개했다.
얘기를 돌려 컬러휴대폰 다음에 올 새로운 트렌드는 뭐냐고 묻자 그는 "기업비밀"이라며 정색을 했다.
철저한 직업정신의 발로처럼 느껴졌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