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호 박사의 '인터넷 세상'] 역작용...이런 사기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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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술이 발전되면서 생활속에 필수도구로 깊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3년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이 없어도 사는데 일하는데 별로 지장을 느끼지 않고 살 수가 있었지만,요즈음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서울 강남에 있는 어느 서비스 회사에서는 건물 수리 공사로 인터넷이 잠시 중단되자 일을 못하고 일찍 귀가 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산재 인터넷 시대,생활속의 인터넷 시대의 한단면을 느끼는 것 같다.
이렇게 인터넷이 좋은 생활도구로 활용되는 것과 반대로 인터넷 확산의 부작용도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중독이나 인터넷 채팅에 의한 가정 불화,지나친 스팸메일의 홍수와 같이 개인이 경계해야 될 일도 있지만 동반자살의 시도,청부살인,성매매,그리고 남의 이름을 도용해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주가조작의 도구로 삼는 등 사회문제로 비화되는 사례가 이미 곳곳에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의 역작용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용자 개개인이 먼저 조심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사회 전체적으로 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나 사이버수사대와 같은 공공기관의 노력과 함께 최근 민간주도의 클린인터넷 운동도 시의적절한 모습으로 비쳐진다.
인터넷의 익명성이나 개방성,신속성 때문에 일어나는 인터넷 사기사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단순하게는 쇼핑몰을 개설해 공동구매 광고를 내고,이용자로부터 돈을 받은 후 사라지는 좀도둑성 사기행위도 있지만 수백억을 내걸고 사람을 유혹하는 사기 사건도 일어나고 있다.
여기 현혹되기 쉬운 인터넷 사기 사건의 한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혹시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어느날 "Personal/Urgent"라는 e메일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 e메일의 내용은 보통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최근 아프리카 어느나라의 축출된 전 대통령(혹은 사살된 반군지도자나 처형된 독재자)의 가족인데 유럽 어느 나라의 비밀금고에 미화 5천만달러에서 1억달러를 보관하고 있다.현재 구금 또는 행동의 제약을 받고 있는 상태라 이 돈을 찾을 수 없는 형편이다.급하게 이 돈을 찾아야 될 일이 생겼으니 도와주면 10~15%를 사례금으로 주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솔깃해진 인터넷 이용자들이 도와주겠다고 답장을 하면 곧 전화번호가 오가고 관계된 증빙서류가 인터넷 e메일이나 팩스를 통해 오고가곤 한다.
상대방을 믿게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에는 비밀금고가 있다고 하는 유럽으로 와서 비밀금고로부터 현금상자를 인수해 은행에 저금할 것을 부탁한다.
이 때 비밀금고로부터 현금상자를 꺼내오기 위해서는 수수료가 약 미화 2만달러 정도라고 얘기한다.
앞부분에서는 전혀 돈이야기를 꺼내지 않기 때문에 정말 도와줄 마음으로 대화에 응했다가 미화 2만달러 정도의 돈을 요구하게 되면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게 된다.
여기서 의심을 갖고 중지하게 되면 좋지만,속아도 2만달러 정도이고,잘되면 수백억원이 생긴다고 생각하면,그들의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
그들이 제공하는 e메일 문서나 전화번호 등은 전문가들이 보면 쉽게 거짓된 정보임을 인식할 수 있지만 일반 이용자들에게는 정말 그럴싸한,있을 수 있는 일로 들리기 때문에 쉽게 사기를 당할 수 있는 전형적인 인터넷 역작용의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유럽 현지에 있는 한국공관의 한 관계자는 한달에도 수십건씩 유사한 일로 한국으로부터 문의가 온다고 한다.
요즈음처럼 벤처기업이 어렵고 비즈니스가 힘든 상황에서 수백억원의 돈이 생기면 국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설득시키고 있지만,사기당하는 돈의 액수를 떠나 자칫 유럽으로 여행갔다가 생명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어 더더욱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이런 역작용 때문에 인터넷의 발전이 늦춰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진화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역작용을 인터넷 이용자 스스로가,더나아가 사회 전체가 줄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가는 대처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kangsehoh@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