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개인용컴퓨터(PC)부품을 비롯,이동통신부품 칩부품 반도체소자 등 총63개 품목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전자부품업체다. 7개지역에 9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해외현지법인도 12개에 이른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 늘어난 1조6천5백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백84억원에 달해 7백29% 증가했다. 올 상반기 PC경기는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휴대폰등의 수요 확대가 효자노릇을 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미쳤다. 2분기는 전통적으로 전자부품업계의 비수기인데다 PC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PC관련 부품의 매출이 전분기보다 50% 이상 감소했다. 수동부품과 PC부품의 평균판매가격(ASP)도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7%에 머물렀다.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2000년 상반기에 비해서는 50% 수준에 불과했다. 또 지난 1분기에 1천억원을 상회했던 경상이익도 2분기에 21% 가량 줄어 7백93억원에 불과했다. 2분기 중 외환수지 관련 적자가 1백33억원이나 됐고 삼성카드 관련 지분법평가이익이 3백44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93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PC 수요는 9월부터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전환되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현대증권 신기영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 경영진들도 PC와 휴대전화 등 주요 정보기술(IT)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은 늦어지는 반면 판매가격을 인하하라는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현대증권은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보다 4%,작년 동기 보다는 15% 늘어난 8천5백5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3백90억원 수준으로 전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했다. 대한투자증권은 삼성전기의 올 전체 매출액이 작년보다 7% 증가한 3조3천4백32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작년보다 각각 4백81%와 1백55% 늘어난 1천5백34억원과 3천3백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가율은 높지만 이는 구조조정의 여파로 지난해 2~3분기에 연속 적자를 낸 것에 대한 반사이익적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올 4분기 이후 삼성전기는 영업환경 개선 모멘텀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올 연말은 PC 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특수"와 함께 Y2K에 대비해 지난 99년 구입된 PC의 교체주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대한투자증권은 이를 반영,내년도 이 회사의 매출액이 올해보다 15% 늘어난 3조8천5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각각 2천1백20억원과 4천60억원으로 올해보다 38%와 2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대투증권은 특히 삼성전기가 올 하반기에 경쟁력이 낮은 품목을 매각 또는 철수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구조를 변경함으로써 내년부터는 구조조정의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