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 < 예쓰월드 대표이사 sylee@yess.co.kr > 지난 주 캐나다에 출장을 갔다 왔다. 일을 마치고 모처럼 출장지에서 가까운 로키 산맥 쪽으로 여행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 보는 로키 산맥의 웅대한 자태는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고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하루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루이스 호수,한여름에도 녹지 않고 의연히 버티고 앉은 콜롬비아 대빙원,끝없이 이어지는 웅장한 산맥들을 보고 늦은 밤에 숙소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차창 밖으로 바라다 본 하늘엔 쏟아질 듯 수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일부분인 로키산맥을 보고도 그 위대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데,지구보다도 수십배,수백배 큰 별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우주가 존재하고 그 우주가 어떤 법칙에 의해 질서정연하게 운행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내 입에서는 "오,신이시여!" 하는 말이 저절로 튀어 나왔다. 그 넓은 우주와 대자연에 비하면 한 톨 모래알보다도 못한 내가 그 동안 살아오면서 너무나 자만하고 자신의 본분을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다. 정말 작은 일에 회사 직원들의 가슴에 상처를 준 일,가족들에게 소홀히 한 일,주위 사람들에게 섭섭하게 한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하는 자책감이 몰려왔다.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니 태풍과 폭우로 도로는 유실되고 집과 가재도구는 물에 잠기는 등 수많은 피해가 생기고 이로 인해 수재민이 겪는 고통도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상태다. 이것을 보고 나는 다시 한번 자연의 엄청난 힘 앞에 무기력한 인간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고 자연이 인간의 탐욕과 오만에 대해 노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타깃이 빗나간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오,위대한 자연이시여,타깃이 빗나갔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부지런하게 서로 도와가며 사는 순진한 서민들이 아니라,서민들의 희생을 밟고 서서 각종 비리와 특혜로 자신의 탐욕을 채우며 민생은 외면한 채 자신의 욕심을 채워 줄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더러운 모함과 싸움질에 여념 없는 자들이 타깃이 되었어야 합니다.' 또한 그 험준한 산맥을 뚫고 인간이 만든 도로-물론 하늘에서 본 도로는 연필로 그어 놓은 희미한 선에 불과 했지만-를 보고 인간의 도전정신과 개척의지에 대해서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별들을 보면서 잠시 상념에 잠겼다. 그러면서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로 생각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