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적십자사가 30여년만에 첫 총재급 회담을개최해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등 큰 현안을 매듭지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영훈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장재언 북한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은 지난 8.15민족통일행사때 접촉을 갖고 이번 회담에 앞서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확인돼 회담성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총재는 6일 "이번 총재급 회담이 열리기까지 정부가 길을 잘 닦아줬는데 특히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이 계기가 됐다" 면서 "각료가 다 해놓았는데 적십자가 못한다면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면회소 설치와 이산가족 상봉정례화, 서신교환 등이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면회소설치 = 이번 제4차 적십자회담에서 가장 크게 부각된 문제는 면회소 설치 문제다. 면회소 설치 문제는 지난 75년 10월 23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논의된 이후 남북 적십자회담 때마다 주요 안건으로 다뤄져 왔으나,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은 해묵은 현안이다. 판문점에 설치할 것을 요구하는 남측 제안에 대해 북측이 거부입장을 표명, 접점을 찾지 못했던 이 문제는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남북은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담은 6.15 공동선언 발표를 계기로 그해 6월 금강산에서 제1차 적십자회담을 열고 회담 합의서에 이 문제를 담아 전망을 밝게 하는 듯 했다. 1차 적십자 회담 이후 3차 회담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면회소 설치문제를 다뤘으나 남측은 판문점 남측 지역에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북측은 금강산을 고집함으로써 매번 '다음 회담 때 다시 논의하자'는 선에 머물렀다. 남측은 이후 경의선 연결지점인 도라산역에 면회소 설치를 주장해왔으나 설치.운영에 있어서 소요시간을 감안해 일단 금강산에 임시면회소를 운영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어왔다. 서총재는 이번 적십자회담 출발에 앞서 "금강산에 이산가족 면회소를 설치해 월 2회정도 상봉할 것을 제안할 것"이라며 "금강산에 면회소를 설치하니까 도라산역에 면회소 설치를 제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봉정례화 = 이번 회담에서 남북 양측에 도라산역과 금강산 면회소 설치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총재는 "한국전쟁이 끝난지 49년이 흘렀는데 가족끼리 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안타깝다" 면서 "이번 회담에서 북측에 이산가족 생사확인을 전면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이산가족 생사확인 문제만큼은) 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총재는 상봉정례화 문제와 관련 "금강산에 이산가족 면회소를 설치해 월 2회 정도 상봉을 제안할 계획"이라며 "처음부터 너무 많은 규모가 자주 만나기는 어려울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봉이 이뤄진 이산가족은 1년에 한번 정도라도 서신교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산가족 고령화에 따른 문제의 시급성을 남북 양측이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사.주소 확인, 서신교환 등 이산가족 교류 제도화 문제가 풀려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