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신용불량자 .. 강석인 <한국신용정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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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kang@nice.co.kr
지난 한달 사이 한국경제신문에 '신용불량자'라는 단어가 13건의 기사에 30번이나 언급됐다.
매일 지면을 장식하는 기사치고 이 정도면 상당한 사회적 이슈가 아닌가 싶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 동안 개인신용불량자가 5만여명 증가해 2백31만명에 달한다는 기사도 있었다.
가계대출과 카드채권의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5백만원 이상 대출정보가 공유되면 소액 다중채무자중 상당수가 신용불량자로 전락되면서 신용대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신용불량자가 이렇게 많아진 근저에는 금융회사의 개인여신 공급관행과 소비자의 소비행태에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
외환위기로 인해 소득수준은 갑자기 감소된 반면 금융회사의 채권회수는 체계화된 것이 문제를 크게 불거지도록 하는 기폭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전국은행연합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사람만 신용불량자인가.
그렇지 않다.
갚아야 할 빚보다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들도 잠재적인 신용불량자로서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에는 신용불량자로 전락될 것이다.
빌리는 사람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빚을 제공하는 금융회사에도 문제가 있다.
고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위험관리 방식이 뒤떨어진 금융회사일수록 고객에게 과다한 빚을 제공,결과적으로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게 된다.
다른 회사는 빌려준 돈을 떼이더라도 우리 회사만은 회수하면 되지 않겠는가라는 안이한 가정으로 과다한 신용제공을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시형 소비와 충동구매가 활개치는 사회풍조로 신용불량자의 유형도 '생활고형'에서 '과다소비형'으로 전환되고 있다.
사회에 갓 진출해 청운의 꿈을 펼쳐야 할 20대 중에도 신용불량자가 37만명을 넘어섰고,심지어 10대의 경우도 9천명이 넘게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있다고 하니 합리적인 소비 습관을 길러주지 않은 대가치고는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왜 신용불량자가 양산되었을까.
개인의 잘못된 소비행태,소비자금융시장의 실패,미흡한 신용조사제도 한탄만 하기에는 사회적 부작용이 너무 크다.
총체적인 해결노력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