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기업형 조직폭력단을 검거하기 위해 검찰이 고급 룸살롱 '보스'를 차린다. 지하엔 모든 방의 광경이 생중계되는 시스템이 설치되고 검사는 웨이터,여경은 마담과 호스티스로 투입된다. 영풍(映風) 논란을 불러 일으킨 '보스 상륙작전'이 개봉됐다. 이 영화가 문제된 건 내용중 대선후보의 병역비리 의혹이 나오기 때문.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제작자와 감독이 한나라당과 관계가 불편한 MBC 출신이고 국내 영화 사상 가장 많은 2백20개 스크린을 확보한 점' 등을 들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독은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는 코미디물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장나라당' 대표 운운한 홍보 전단이나 '이런 대통령은 뽑지 맙시다'라는 광고 문구 등은 그런 의혹에 상당한 개연성을 부여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영화엔 '장나라당'은 나오지 않고 병역 문제도 '병역비리 때문에 지지도가 4%나 떨어졌다'는 대사가 잠깐 나올 뿐 스쳐 지나가는 정도다. 주내용은 비속어와 욕설 투성이 룸살롱의 일상과 조폭들의 패싸움이다. 조폭두목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선 꼼짝 못하고 작전에 투입됐던 순진한 여경이 조폭두목을 사랑하게 된다는 설정이나 웨이터로 나선 검사가 선배 웨이터에게 툭하면 마구 얻어맞는 등의 웃음 유발 장치가 가미된 정도다. 한나라당에서도 영화를 본 뒤 '별것 아니다'라는 결론을 냈다고 한다. 과민한 반응을 보인 건 흠집내기와 중상모략을 특징으로 하는 네거티브캠페인 위주의 선거풍토 탓일 지 모른다. 영화의 성패는 마케팅에 달려 있다고 한다. 때문에 자극적인 포스터나 내용과 상관없는 광고문구도 내건다. '보스 상륙작전'의 경우 '대한민국 경찰이 룸살롱을 개업했다-검찰,여경 다수 연루'라는 광고로 물의를 빚고 호스티스와 경찰 차림의 남녀 도우미를 동원, 전단을 뿌리다 혼나기도 했다. 온갖 얘깃거리를 만들어 '이래도 안볼테냐'식으로 밀어붙이는 셈이다. 아무리 그래도 결과는 관객의 입소문에 달려 있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