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가 8일 내놓은 '2010년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은 성장관리권역내 공장 증설한도 확대 등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담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반도체를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지속 육성하기 위해 병역 특례가 주어지는 전문연구요원 대상을 늘리고 판교 계획신도시에 반도체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등의 내용도 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산자부는 이같은 '전략'을 통해 지난해 1백43억달러였던 반도체 수출규모를 2010년에는 4백50억달러로까지 늘리고,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균형 발전을 통해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을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산업 비전'도 내놓았다. ◆ 주목되는 '2010 비전' 국내 반도체산업의 대표적인 취약점은 지나친 메모리 편중 현상이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고부가가치 비메모리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1.7%에 지나지 않는다. 산자부는 이에 따라 비메모리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집중, 2010년 세계시장 점유율을 5∼7%로 높이는 한편 수출 비중도 17%에서 40%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장비 재료 등 기반 분야의 낮은 기술도 문제로 지적된다. 재료 국산화율은 60%, 장비 국산화율은 12%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메모리 생산물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부가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산자부는 이에따라 장비와 재료 국산화율을 오는 2010년까지 각각 50%, 85%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 연구인력 늘리고 공장증설 지원 산자부는 우선 연구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내년부터 4년간 모두 5백억원을 투입, 서울대 경북대 전북대 등 R&D 거점 대학에 첨단 연구장비를 도입하고 매년 2천∼2천5백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키로 했다. 매년 현장 기술인력 2백명을 해외 마케팅 전문요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총 72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병역특례자 가운데 전문 연구요원(석.박사급) 정원을 현재 3천명에서 5천명으로 늘리고 의무 복무기간을 5년에서 3년6개월로 줄이는 방안을 국방부와 협의중이다. 산자부는 반도체회사들이 설비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현재 기존 면적의 50%로 묶여 있는 수도권 성장관리지역의 공장 증설한도를 내년부터 1백%로 상향 조정한다는 계획을 마련,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와 원칙 합의를 끝냈다. 또 건교부가 추진중인 판교계획도시 벤처단지 안에 2006년중 6만5천평 규모의 반도체 복합단지를 조성, 50여개사를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장비.재료 업체를 대상으로 한 전문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리드프레임 쿼츠 등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 협정상의 세율 불균형 품목과 자가수리용 부분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면제하는 방안도 협의중이다. 산자부는 차세대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부터 4년간 50나노미터(㎚)급 공정기술 개발에 1백8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또 초자외선(EUV) 회로인쇄장비와 핵심 장비.재료 개발에 향후 10년간 각각 2백67억원, 8백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 부처간 조율이 과제 국방부는 병역특례 전문 연구요원의 정원을 늘린다는 산자부 계획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박사급 병역 소요인원이 매년 5∼10% 가량 줄어들고 있어 특례 정원 확대는 물론 복무기간 단축도 어렵다는 것. 또 반도체 장비용 원재료에 대한 관세감면 확대방안에 대해선 재정경제부가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판교계획도시 건설도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정책이 오락가락 하는 탓에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 경우 반도체 복합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부지를 물색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