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710선 아래로 밀렸다. 미국발 세계 경기의 침체 우려에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위기까지 가세하며 극도의 불안 국면이 연출되고 있다.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유출이 재개됐고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이러한 시장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그나마 견실한 펀더멘털로 최근 해외시장보다 하락속도가 급하지 않다는 데 그나마 위안을 얻을 만 하다. 700선으로 다가갈수록 저가심리가 강하고 설령 700선 아래로 밀리더라도 대기매수세로 되돌림 반등이 가능하리라는 공감대가 있다. 따라서 추가 급락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하방 경직을 고려, 물량 조절 시점을 차분히 기다리는 역발상의 시각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 미국 경계감 강화, 700선 테스트 국면 = 미국 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국내 증시도 서서히 분위기가 가라앉은 모습이다. 미국의 ISM제조업지수에 이어 지난 5일 나온 ISM서비스업지수마저 50.9를 기록, 전달의 53.1를 밑돌았다. 지난주 금요일 나온 실업통계가 예상치보다 좋았지만 최근 경제지표에 대한 기대감은 갖기 힘든 분위기다. 이러한 해외시장의 부진한 흐름은 국내 시장의 독보적인 행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9월에도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두자릿수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지만 이러한 펀더멘털의 우수성은 시장 방향을 돌리기보다는 하락폭 방어 정도의 기여에 그치고 있다. 우선 미국시장의 펀드자금 유출이 지속되면서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기 힘들다. 뚜렷한 매도주체나 매도규모가 크지 않지만 유동성 고갈에 따른 매수세 부재로 시장의 물량 충격 흡수력이 떨어지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미국시장이 9월 셋째주까지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고 이는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증시도 오는 12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불안감이 높아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운용의 이종우 전략실장은 “시장의 질이 떨어지면서 단기간에 회복세를 탈만한 가능성이 옅어지고 있다”며 “750선 부근에서 두번을 맞고 내려 위쪽 부담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상승기대치도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하락을 두려워하기보다는 700선 부근에서의 지지 여부를 확인하면서 단기 반등 탄력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 지수대가 700선에 가깝다는 점에서 손실을 감내한 물량 축소보다는 일정부분 들고가면서 추이를 지켜볼 여지는 있다는 것. 프로그램 차익매수잔고가 3,000억원대로 줄어 단기 수급에는 긍정적인 점도 고려할 만 하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추가하락하더라도 국내시장은 크게 빠지기 보다는 한템포 늦춰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종합지수 700선이 지켜지리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깨진다 해도 대기 매수세로 700선 밑에서 오래 머물 가능성은 높지않다”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9월 중순이후 미국시장이 어닝시즌에 들어가고 기업체 실적 호전 기대가 없지 않다”며 “국내 시장도 700선 시험을 거치다 중순이후 반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