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Fun 경영'] 구자홍 < LG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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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즐거워야 합니다. 재미있어야 일할 맛도 나는 법이지요."
LG전자 구자홍 부회장은 요즘 '즐겁게 일하는 조직문화'를 유난히 강조한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고되게' 일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그런 이야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구 부회장은 "일하는 것이 즐거워지면 자연히 생산성은 올라가고 경쟁력도 강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등 인재들이 모여 신나게 일한다면 '일등 LG'를 앞당겨 실현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한마디로 '펀(Fun.재미) 경영'이다.
이는 구 부회장이 내놓은 조직문화 혁신방안이기도 하다.
품질 및 경영혁신을 위해선 첨단 경영기법인 '6시그마 운동'과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에 주력하되 근무여건 만큼은 신명나게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미 지난 수년간 '즐거운 조직'을 만드는데 앞장서 왔다.
지난 1999년 디지털 시대의 경영환경에 걸맞은 경영시스템과 기업문화를 갖춰 디지털 리더로 도약한다는 새로운 기업비전으로 '디지털LG'를 선포하면서부터다.
"디지털의 중심은 '인간'입니다. 디지털 기술과 제품은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흥미롭게 하기 위한 것이지요. 디지털은 기술과 인간의 단절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인간과 기술, 인간과 자연 사이를 보다 가깝게 하는 생활 그 자체입니다"라는 말은 그의 경영철학을 선명히 드러내준다.
지난 2000년 5월 N세대 대학생들로 구성된 LG전자 'N캠프' 출범식이 열린 서울 강남의 한 생맥주집.
대학생들의 DDR 경연대회가 끝나자 구 부회장은 부인 지순혜 여사와 함께 DDR판에 올라 열심히 발을 굴러 참석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2월엔 서울 삼성동의 홈네트워크 전문 전시장인 'LG드림넷' 개장기념 이벤트로 마련된 난타공연에서 출연자들과 어울려 신나게 '간장통'을 두드렸다.
이달초 평택의 LG러닝센터에서 열린 국내외 인사담당자 회의(글로벌 HR컨퍼런스)에도 직접 참석해 해외법인의 현지인 인사담당자들과 일일이 선물을 주고 받으며 인사를 나누는 '파트너십 게임'을 벌이기도 했다.
부드러운 인상과 세련된 매너에다 멜빵을 즐겨 매는 '영국신사'로 통하는 구 부회장이 이처럼 '펀 경영'에 나선 것은 바로 '일등 LG' 달성을 위한 실행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는 "LG에 적합한 인재란 사업비전에 맞는 유니크한 문화를 열정과 흥미를 갖고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며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에 푹 빠져 신바람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외부에서 단체장나 강의를 맡아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지금은 '글로벌 톱3' 실현에 매진하고 미래 리더를 육성하는 것이 제1의 목표"라고 밝힌 대목에서도 이같은 뜻을 읽을 수 있다.
일등전략과 관련해 구 부회장은 "지난 98년 세계 최초로 60인치 디지털 PDP(벽걸이)TV를 판매했다"며 "PDP TV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올해 10%에서 2005년엔 20%로 끌어올려 세계 1위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샤프사에 이어 2위인 LCD(액정표시장치) TV 점유율도 올해 15%로, 2005년까진 20%로 높여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그는 또 CD롬드라이브 CD-RW 등 광저장장치와 CDMA WLL(무선가입자망) 에어컨 등이 이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말하면서 올해는 전자레인지도 1위로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구 부회장은 "가전사업이 앞으로 10년동안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첨단 디지털제품과 차세대 통신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R&D(연구개발)와 인재육성에 주력해 디지털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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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1946년 진주 출신
경기고,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졸업
73년 LG상사 사업부 입사
83년 LG상사 싱가포르지사 본부장
87년 LG전자 해외사업본부 상무
91년 LG전자 대표이사 부사장
95년 사장
98년 부회장
99년 전경련 산업디자인특별위원회 위원장
2001년 한국전자산업진흥회 회장
95년 금탑산업훈장
[ 경영어록 ]
"조직은 즐거워야 합니다. 재미가 있어야 일할 맛도 나고 생산성이 올라갑니다. 경쟁력도 강해집니다. 말하자면 펀(Fun)한 조직이 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