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인회계사(CPA) 합격자들이 사상 최악의 취업대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공인회계사 배출인원은 1천여명으로 늘었지만 회계법인과 기업체 등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5백명선에 머무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추진중인 회계제도 개선방침을 의식한 회계법인이 올해 인력충원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 요인이다. 9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오는 18일 발표예정인 공인회계사 합격자는 1천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들 합격자중 4백명 가량은 회계법인에 채용하고 일반기업과 경리장교 수요 1백명을 합쳐 신규 일자리는 5백명선에 이른다는 게 회계사회 추정이다. 나머지 5백명은 취업(수습)기관을 찾지 못해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 공인회계사회 유태오 기획국장은 "IMF위기이후 구조조정 등이 마무리 되면서 실사와 컨설팅 업무가 대폭 줄었는데 공인회계사 배출인원은 큰 폭으로 늘었다"면서 "지난해 2백50명 가량이 취업을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미취업 인원이 5백명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회계사들의 취업난이 심각해진 것은 작년부터 정부가 수요기반 확충 대책 없이 공인회계사 합격자 수를 1천명으로 2배 가량 늘렸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합격자 숫자가 늘어나기 전에는 매년 4백∼5백명이 시험에 합격,취업희망자는 대부분 회계법인 등에서 '실무수습'을 할 수 있었다. 연도별 합격자수(수습기관 취업인원)는 △97년 4백53명(3백97명) △98년 5백11명(3백81명) △99년 5백5명(4백48명) △2000년 5백55명(5백9명) 등이었다. 합격자중 실무수습 희망의사가 없거나 취업 포기자,자격요건미달자(대학재학생)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취업이 됐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