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T 권승안 대표(52)는 요즘 자신의 발명과 사업 인생에서 두번째 도전을 위한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00년 7월 한국HPT를 창업한 권 대표는 2년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다음달에 "히트 파이프(HEAT PIPE)"를 생산.판매한다. 충남 당진 공장에 설치하고 있는 양산설비가 90%이상 완성됐고 제품 개발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1992년 한국포조텍을 설립,첫번째 도전에 나섰다.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모피업체에서 근무하다 석탄연소재(FLY ASH)를 이용한 건축자재 사업에 뛰어든 것.그는 창업에 앞서 1987년부터 혼자서 제품개발에 매달렸다. 당시까지 국내 화력발전소들에서 쏟아져 나오던 석탄연소재는 전부 버려지고 있었다.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는 친구들에게서 선진국에선 석탄연소재가 거의 재활용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권 대표는 자신의 집에 실험실을 차리고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석탄연소재를 활용해 경량콘크리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매일 2~3건 이상의 실험을 했어요. 따끈한 온돌바닥에서 콘크리트를 양생시켜야 했기 때문에 잠잘 공간도 부족했죠." 이같은 노력끝에 권 대표는 1994년 "NON CRACK"이라는 균열 방지재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방 바닥의 콘크리트가 마르면서 균열이 생기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던 아파트 건설현장 기술자들로부터 "기적의 콘크리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첫번째 도전에서 성공을 거둔 권 대표는 한국포조텍을 연 매출 35억원대의 회사로 안정시키고 2000년 7월 두번째 도전에 나섰다. "새로운 아이템을 찾고 있던 중에 재미 과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으로부터 히트 파이프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됐어요. 한국HPT를 세우고 미국 일본 러시아 등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전문가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죠." 히트 파이프는 데스크톱 노트북컴퓨터 등의 전자제품이나 통신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시켜준다. 기존 열전도 물질에 비해 수백배의 전도성을 가진 히트 파이프는 정밀 전자기기 등의 냉각소재로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권 대표는 확실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뛰어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히트 파이프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고 7건의 특허를 더 출원했다. 또 자체 연구인력(6명)과 러시아 기술자까지 확보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열전달 연구실과 산학협동체제를 구축했다. 권 대표는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생산공정을 6~8회이상 단축시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며 "지금까지 거의 전량을 미국과 일본에서의 수입에 의존해왔던 국내 업체들이 샘플을 시험해보고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약 2개월동안 3억원정도의 매출이 예상되지만 히트 파이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3년내에 1백억원이상으로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02)558-3905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