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10억원이란 국내 영화사상 최대의 제작비를 투입한 액션팬터지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장선우 감독)이 오는 13일 개봉,추석시즌 관객과 만난다. 이 영화는 앞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흥행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영화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게이머의 모험을 그린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에 거액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은 화려한 영상을 구현하기 위해 막대한 물량을 투입한데다 대형 영화제작에 대한 노하우 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의 촬영기간은 16개월로 보통 한국영화의 4배 이상 소요됐다. 가상현실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컴퓨터그래픽(CG)장면도 40여분이나 사용됐다. 또 박진감 넘치는 액션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홍콩에서 3개의 무술팀을 초청했다. 이 영화의 흥행요소로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가상현실 소재의 액션물이고 △CG로 구현한 화려한 영상과 액션 등이 꼽힌다. 그러나 국내 영화시장 규모에 비해 투자비가 너무 많다는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총제작비 1백10억원은 한국 영화 편당 평균제작비 30억원의 4배에 가까운 액수다. 비디오와 방송판권 등을 고려해도 적어도 3백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어야 이익이 난다는 계산이다. 지난해부터 개봉된 총제작비 50억원 이상의 대형 한국영화들의 흥행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는 사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66억원을 들여 제작,지난해 개봉된 '화산고'는 1백69만명을 동원했지만 개봉관에선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방송비디오 판권 8억6천만원,수출 20억원을 합쳐 총 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총 86억원이 들어간 '무사'는 관객 2백만명의 흥행수입에다 수출(9억5천만원) 방송 비디오판권(11억6천만원) 등을 합친 총수입이 84억원으로 2억원 정도 손해가 났다. 올해 개봉된 대작들의 흥행성적은 더욱 좋지 않다. 2백40만명을 동원한 '2009로스트메모리즈'만 소폭의 흑자가 예상될 뿐 '챔피언'(71억원) '아유레디'(70억원) '예스터데이'(53억원) 등은 손해를 봤다. '아유레디'의 경우 관객 동원 실적이 6만명에 그쳐 투자액 대비 손실률이 무려 90%에 달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