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조상 뵐 면목 없다 -추석앞두고 조상 묘 잃은 후손들 발 동동 추석이 바짝 다가온 가운데 지난달 집중호우와 태풍 '루사'로 전국 곳곳에서 개인 묘소와 공동묘지 등이 유실되거나 훼손돼 후손들이 성묘도 제대로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경남 김해와 함안,양산 등지에서 축대 붕괴와 축사를 뛰쳐나간 돼지들에 의해 수십곳의 분묘가 무너지거나 훼손됐다. 벌초가 집중됐던 추석이 다가오면서 후손들이 수해지역 성묘에 나서면서 산사태 등으로 훼손된 분묘들을 잇따라 발견하고 있다. 경남 산청군 생초면 갈전리 경호강변 야산에서는 묘 5기가량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자갈밭으로 변해 성묘에 나선 후손들이 망연자실했다. 함양군 마천면 야산으로 벌초를 왔던 박모(42·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씨는 "먼 곳에서 힘들여 찾아왔는데 조상 묘는 흔적도 찾기 힘들어 주변을 샅샅이 둘러봤으나 유골 한 조각도 찾지 못했다"며 "이번 추석때 조상 뵐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함안군 법수면 내송리 등에서도 돼지들이 야산을 다니면서 묘지 30여기를 마구 훼손했다. 주민들은 연고자를 찾아내 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연고자를 찾지 못한 경우 묘 앞에 훼손 상황을 설명하는 안내문을 내걸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한 관계자는 "훼손된 묘의 연고자에게 연락이 잘 안되는데다 막상 연락이 되더라도 복구가 어렵다"며 "일부 후손들은 거주지 주변 납골당이나 공동묘지 등으로 이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