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과 LG애드는 라이벌 중의 라이벌이다. 한국의 대표적 광고회사라는 점에서 그렇다. 삼성그룹과 LG그룹 계열사라는 점도 경쟁관계에 영향을 준다. 광고회사의 특성상 영업부문이 정확하게 겹치기 때문이다. 주가도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같다. 월드컵 특수이후 두 회사의 주가는 모두 하향곡선을 긋고 있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제일기획은 해외영업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다. 또 대기업 중심의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면 LG애드는 해외보다는 국내 부문에서 뛰어난 영업력을 보인다. [ 제일기획 ] 올 상반기에 눈부신 실적을 거뒀다. 취급고(광고주가 지출한 비용총계)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난 5천8백66억원에 달했다. 특히 해외부문이 약진했다. 해외 취급액은 1천9백94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68% 급증했다. 해외 취급액의 증가는 명(明)과 암(暗)의 양면을 갖는다. 해외부문은 마진이 적다. 매출원가율을 높인다는 게 약점이다. 하지만 취급고 대비 매출총이익 비중은 11%로 세계적 수준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4% 늘어난 2백56억원을 올렸지만 취급액 성장률보다 떨어지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오는 2004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독자적인 해외 네트워크가 구성되면 안정된 수익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국내부문에서는 이미 시스템이 안정화됐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광고주는 연간 1백억원이상 지출하는 대형업체가 대부분이다. 상위 6개 광고주가 전체 광고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월말 현재 62.5%에 달했다. 신규 광고주의 유입도 늘고 있다. CJ39쇼핑 등 15개사가 올 상반기에 새로운 고객으로 들어왔다. 하반기에는 아시안게임,대통령선거 등이 예정돼 있어 또다른 특수가 기대된다. 올해 제일기획은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연간 취급고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삼성 등의 지분법손실이 실적을 악화시키고 있지만 올 상반기부터 손실규모가 줄고 있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브릿지증권은 제일기획의 주가가 연중 최저치에 근접한 것으로 전고점보다 34%나 하락한 수준이라며 매수기회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 LG애드 ] 올 상반기 취급고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4% 늘어난 3천6백60억원이다. 하나로통신 우리은행 등 신규광고주들의 광고 집행이 본격화된 게 취급고 증가의 주요 요인이다. 월드컵 관련 이벤트성 행사가 늘어난 것도 실적개선에 한 몫을 했다. 그러나 매출총이익 증가율은 8.8%에 그쳤다. LG전자의 자회사인 미국제니스사의 광고집행이 문제였다. 마진율이 낮아 손익면에선 큰 도움이 안됐다. 월드컵관련 행사 역시 마진이 적어 매출증가율을 이익증가율이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실적개선이 장부상에서도 나타날 전망이다. 제니스와 관련된 취급고 비중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벤트성 행사도 감소해 이익증가율이 그대로 드러날 것이란게 회사측 예상이다. 올 하반기에는 매출총이익률이 9%대를 회복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는 크게 저평가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올해 취급고에서 매출총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6%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10대 광고회사의 평균인 11.6%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가는 이같은 실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PER(주당이익비율)가 9.8배에 불과하다. 세계 10대광고회사의 평균 PER는 19.2배다. LG애드의 향후 주가동향에 영향을 끼칠 변수중 하나는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영국 WPP와 벌이고 있는 LG애드 매각협상의 결과다. LG애드가 인수될 경우 취약부문인 해외사업망을 크게 보강할 수 있게 된다. 뿐만 광고수수료율도 크게 높아지고 선진광고기법을 이용한 경쟁력 강화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동부증권은 LG애드의 6개월 목표주가 1만7천5백원과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조주현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