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 발행과 함께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화폐 단위 절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디노미네이션 역시 경제 규모에 비해 화폐 가치가 너무 낮은데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박승 한은 총재가 중장기 과제로 고액권 발행 및 디노미네이션을 함께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디노미네이션은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모든 지폐와 동전의 액면가를 동일한 비율로 낮추거나 새로운 통화단위로 변경하는 조치. 즉, 10원이나 1백원을 1원으로 낮춰 화폐가치를 높이자는 구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국가중 달러 대비 환율이 네 자릿수이상인 곳은 한국과 터키뿐이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화폐 단위 절하가 장점이 있긴 하지만 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새 돈을 발행하고 민간기업의 모든 회계프로그램과 자판기,현금입출금기(ATM) 등을 바꾸는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된다"고 말했다. 신인석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은 "디노미네이션의 효과는 경험적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데 최근에 화폐 단위를 절하한 사례가 별로 없어 섣불리 효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