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담보대출 부실 '최악'..부동산시장 경제 발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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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 담보대출(모기지·mortgage)에 대한 채무불이행 비율이 지난 2분기 중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모기지뱅커스협회(MBA)는 2분기말 현재 전체 모기지 중 1.23%가 대출금 상환을 못해 원소유자가 담보물에 대한 권리를 상실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1분기의 채무불이행 선언 비율인 1.10%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이전 사상 최대치였던 1999년 1분기의 1.14%도 상회하는 수치다.
MBA는 2분기 중 대출금 상환을 한달 이상 연기하고 있는 상환 연기율도 전체 주택 소유자의 4.77%에 달해 1분기(4.65%)보다 0.12% 증가했다고 전했다.
MB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더그 던칸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불황으로 실업자가 증가하고 실질소득이 감소해 대출자들의 상환 능력을 약화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채무불이행 급증이 미 경제를 지탱해온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미국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지난 1년간 집값이 7.4% 오르자 '부동산 거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모기지에 대한 채무불이행 선언 증가가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에 현혹돼 대출을 받는 사람들 중에는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전미부동산업자협회(NAR)의 수석 경제학자 데이비드 레어는 "경기가 안좋아지면 모기지 금리가 상승한다"며 "현재 모기지 금리가 가장 낮은 수준인 것을 볼때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버너도 "인구 증가가 주택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과거 16년간 관대한 이민정책이 신규주택에 대한 수요를 꾸준히 자극하고 있어 부동산 거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반박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