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들은 국내 진출 방식으로 기존 국내업체를 인수하기 보다 새 회사 설립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 미만의 소수 지분을 사들이는 단순 투자 보다는 절반 이상의 지분을 장악해 경영권을 직접 행사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투자유형을 보면 회사 신규 설립이 68.4%로 전체 투자건수의 3분의 2를 넘었다. 기존 회사에 대한 주식 인수(23.1%)와 자산 인수(8.5%)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분구조에서는 단독 투자(지분 1백%)가 39.6%로 가장 많았고 다수 투자(지분 50% 초과)와 동등 투자(지분 50%)는 각각 17.5%, 12.5%를 차지했다. 경영권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 투자가 전체의 70%에 육박한 셈이다. 특히 지분 50% 이상을 확보한 투자는 제조업(66.1%)보다 비제조업(74.9%)에서 두드러졌다. 투자국별로 보면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기계 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소수 지분 투자(43.7%)를 선호했다.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 공격적 경영을 추구하는 미국과 유럽계 기업들은 단독 투자 비중이 각각 49.8%, 46.0%에 달했다. 한편 2000년 말 현재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누계액(신고기준)은 모두 6백47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투자가 2백억7천9백만달러(31.0%)로 가장 많았고 미국과 일본이 각각 1백79억9백만달러(27.6%) 1백5억4천만달러(16.2%)로 뒤를 이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