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연속 올라 일주일만에 1,200원대에 안착했다. 달러 강세로 보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2.30원 이동에 그쳐 장중 요지부동 장세는 이어졌다. 사흘 내리 하루 최소변동폭을 갈아치웠으며 최근 3개월중 가장 좁은 진폭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119엔대 후반에 안착, 달러/원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일부 역외매수세나 정유사 결제수요 등이 가세, 환율의 하방경직성을 다졌다. 원/엔 환율은 원화 약세의 정도가 엔화에 미치지 못해 100엔당 1,000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업체 네고물량이 1,204원 이상에서 대기, 환율 상승세를 견제했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사흘째 연장된 점도 상승 억제 요인. 시장은 9.11 1주년을 맞은 뉴욕시장에서 증시가 추가 상승할 지와 달러/엔이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120.30엔을 상향 돌파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10원 오른 1,202.5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26일 1,205.30원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고점은 개장가인 1,204.00원으로 지난 2일 장중 1,207.80원을 고점으로 기록한 이후 최고치였으며 저점은 1,201.70원을 기록했다. 환율 하루 변동폭은 2.30원에 그쳐 전날의 3.30원보다 더 위축됐으며 지난 6월 10일 2.00원을 움직인 이후 최저치이다. ◆ 달러/엔 주목, 120엔 쟁탈전 = 달러화의 강세 연장이 관심사다. 최근 달러/엔 환율은 추가 테러우려, 미국의 이라크 공습 가능성 등의 불확실성에도 불구, 뉴욕 종가기준으로 5일 연속 상승했다. 그동안의 상승이 추가로 연장될 지, 고점매도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 시장 전망은 나눠져 있다. 달러/엔의 추가 상승 여부에 따라 달러/원의 1,205원 돌파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1,205원이 뚫리면 1,210원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201원선에서는 사고 1,203원선에서는 팔고 위아래 제한된 패턴으로 인해 레인지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며 "물량이 좀 나오고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하락요인이었으나 달러/엔이 위쪽으로 가는 흐름이라 서로 상충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크게 치우칠 요인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밤새 달러/엔이 좀 오르면 내일 1,205∼1,210원 범위에서 고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철저히 레인지안에 갇혀 있다보니 업체들의 거래의욕도 없다"며 "추가 테러가 거의 없을 것으로 간주돼 달러가 강세이나 이미 반영된 요인으로 보여 차익매물이 나올지, 추가 상승할 지는 반반"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간밤 달러/엔이 더 오르면 1,205∼1,207원까지 고점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이나 현 수준이라면 1,200원대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달러/엔이 120.30엔을 확실히 뚫어주면 달러/원도 방향을 잡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 달러/엔 119엔대 안착 = 달러/엔 환율은 간밤 119엔대에 안착한 뒤 이날 소폭 조정됐다. 달러/엔은 간밤 뉴욕장에서 증시 상승 등을 배경으로 장중 120엔대까지 올라선 뒤 119.89엔으로 마감했으며 이날 큰 폭의 등락은 없었다. 도쿄 개장초 119.60엔까지 조정됐던 달러/엔은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이후 119엔대 진입을 꾀하기도 했다. 달러/엔은 그러나 대기매물에 밀린 뒤 119.60엔대로 내려서기도 했으며 대체로 약보합권을 전전한 가운데 오후 4시 46분 현재 119.83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엔 약세 반영정도가 낮았던 원화로 인해 큰 폭 하락했으며 같은 시각 100엔당 1,002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는 이날 오전 엔/원 매매기준율을 100엔당 1,000.17원으로 고시, 지난달 23일 996.12원 이후 최저치를 가리켰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901억원, 58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사흘째 주식순매수가 이어져 달러공급요인이 축적됐다. 환율하락 요인인 셈.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5.60원 높고 장중 고점인 고점인 1,204.00원에 시동을 건 환율은 고점 매물로 9시 51분경 1,202.5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202원선을 누비다가 10시 28분경 저점인 1,201.70원까지 추가 하락한 뒤 달러/엔 반등으로 11시 13분경 1,203.50원까지 되올랐다. 추가 상승이 꺾인 채 주로 1,203원선 초반에 맴돌던 환율은 장 막판 매수세 강화로 1,203.80원까지 올라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낮은 1,203.30원에 한동안 1,203원선을 배회하다가 2시 1분경 1,202.80원으로 레벨을 낮췄다. 그러나 환율은 결제수요 등으로 2시 17분경 1,203.60원까지 올랐으나 달러/엔이 재하락하면서 3시 3분경 1,202.00원까지 되밀렸다. 이후 환율은 일시적으로 1,201원선 후반을 찍기는 했으나 대체로 1,202원선에서 게걸음을 거닐었을 뿐 말뚝 장세를 펼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1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9,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7,500만달러, 3억6,400만달러가 거래됐다. 12일 기준환율은 1,202.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