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이틀째 비교적 큰 폭 반등했다. 최근 700선이 무너진 이후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며 20일선까지 육박하는 모습이다. 그간 시장을 억눌러왔던 미국 테러재발 가능성, 이라크 전쟁 위기 등 체계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희석되며 시장 심리가 안정되고 있다. 당장 9.11테러 1주기를 하루 앞둔 미국 시장이 사흘째 오름세를 이었고 유럽, 아시아 등 증시가 동반 상승하며 분위기 전환의 모양을 만들어 가고 있다. 수급 요인도 부정적이지 않다. 외국인이 사흘째 매수우위를 이으며 거래소에서 1,800억원 이상 순매수를 나타내 유동성 공급에 기여했다. 프로그램 매수 차익잔고도 4,000억원 안팎에 불과해 목요일 트리플위칭데이 이후의 매수세 유입 기대가 강하다. 시장은 상대적으로 강한 국내 경기 펀더멘털과 700선 부근에서의 저평가 인식을 확인한 점에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비록 주도주가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지수관련 대형주가 안정적 상승세를 보여 긍정적 시장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반도체 현물가도 급락세를 벗어나며 우호적이다. 그러나 강한 저항대로 확인된 750선 부근을 넘어설 만한 강한 모멘텀이 아직 없다는 점에서 추세적 대응 여부를 판단하기는 힘든 분위기다. 700~750 부근에서는 뚜렷한 전략을 세우기 힘들며 향후 단계적 반등에 대비해 대형주 중심의 시장 대응이 무난할 전망이다. ◆ 700 주변 바닥 굳히기 흐름 = 악화 일로로 치닫던 시장 심리가 다소 안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증시가 더 이상 크게 빠지기 힘들다는 공감대속에 온갖 만성적 악재 부담감으로부터의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체 신뢰도, 실적 악화, 국제정세 불안의 선반영을 감안해 향후 시장의 안정적 흐름이 더욱 부각될 수 있는 국면이.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이 국제적 여론에 밀려 빠른 시일안에 결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9.11을 맞이한 테러 재발 위기감도 막상 시일이 눈앞에 다가오자 시장 반응은 오히려 담담하다. 기업체 실적 악화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의 추가 하락을 주도할 만한 요인으로 보기도 힘들다. 다만 문제는 기업체 실적의 터닝 포인트가 언제 확인되는가 하는 점이며 이 때까지는 시장에 큰 기대를 걸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을 뿐이다.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실장은 “종합지수 700선은 작년 500선 정도의 신뢰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체 실적과 관련한 펀더멘털 논쟁이 진행중이나 우려처럼 그렇게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안정이 선행되야 한다는 점에서 시중 유동성이 빠른 시일내에 시장으로 재유입될 가능성을 타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최근 미국 뮤추얼 펀드의 자금 흐름에서 확인되듯 현 지수대에서 더 이상 빠져나갈 자금도 많지 않다는 점이 바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시장 반등이 예상보다 커서 기술적 반등 수준을 넘어서는 모습이 주목된다”며 “미국 시장과 함께 일본, 대만 등의 증시가 저점 경신후 반등세를 이어와 이에 따른 수혜를 받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 주가 20일선이 꺾일 만한 시점에서 반등세가 강화돼 기술적 지표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심리적 불안이 많이 해소됐고 수급전망도 나쁘지 않아 20일선 돌파시도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