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밤따기'] "토실토실 알밤이 널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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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알밤이다."
아이들의 음색이 달라진다.
파란 하늘색만큼 가볍고 싱그러운 목소리다.
오랜만의 가족나들이가 덩달아 흥겨워진다.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그럼 지금부터 누가 많이 줍나, 시작!"
한시간 정도밖에 안되었는데 망에 담긴 알밤이 묵직하다.
임시방편으로 막대기를 써 밤송이를 깐게 어려웠던지 아이들의 얼굴이 땀으로 번질거린다.
"힘들지 않았어?"
아이들은 스스로가 대견스럽다는 표정이다.
"짱이예요. 오늘 일기쓰기도 쉽겠어요."
밤나무단지에 웃음꽃이 피었다.
거의 모두가 초가을 파란 하늘을 따라 나선 가족단위 나들이객이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이야기해 주고, 옛 그리움을 되살려 보는 짧은 나들이로는 밤줍기가 제격.
툭 터진 밤송이 사이의 알밤이 그렇게 탐스러울수 없다.
서울 인근에서 밤줍기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가평 블루밸리 =경기 가평 설악면의 보리산 자락에 있는 전원별장형 리조트다.
게르마늄온천수로 알려진 설악스파랜드가 전신.
온천장 앞에 원룸형 방갈로(10동)가 있고, 뒤편으로 콘도형 연수동(12실)을 갖추었다.
개발이 다 되지 않아 거칠게 드러난 맨땅이 눈에 거슬리지만 진한 산골마을 내음을 만끽할수 있다.
무엇보다 공기가 달콤하다.
쏟아지는 별빛 아래서 캠프파이어를 하며 감자, 옥수수 등을 구워 먹는 낭만도 맛볼수 있다.
보리산 일대 25만여평의 숲이 자랑거리중 하나.
삼림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연수동 뒤편 산자락 4만여평에 밤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토실토실한 알밤이 널려 있다.
이 밤나무군락지에서 밤따기를 한다.
이달 말까지 매주 금.토.일 하루 2회(오전 10시30분~낮 12시, 오후 2시~3시30분) 밤따기 시간을 갖는다.
당일 참가하면 1인당 1만2천원.
밤을 담아 갈수 있는 망을 준다.
장갑과 집게는 개별 지참.
행사장에 숨겨 놓은 보물쪽지를 찾아 가져가면 작은 선물을 준다.
오후 5시부터 캠프파이어를 피워 올린다.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을 구워 먹으며 옛 추억을 되살릴수 있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밤따기 버스패키지(당일) 상품도 있다.
어른 3만8천원, 어린이 3만3천원.
온천욕을 겸한다.
패러글라이더들의 활강 모습이 멋진 유명산을 넘어가는 길이 운치있다.
서울사무소 (02)541-9920
포천 깊은산속 옹달샘 =포천 중리계곡에 자리한 전원휴양지다.
콘도식 민박동과 10여개의 방갈로를 갖추고 있다.
족구 등 간단한 단체 스포츠활동을 즐길수 있다.
아이들과 민물고기를 잡으며 천렵기분을 되살릴수 있어 좋다.
계곡에 형성된 밤나무군락에서 밤줍기를 해볼수 있다.
3백여그루의 밤나무가 있다.
다른 곳과는 달리 토종 밤나무라는게 특징.
밤나무의 키가 커 흔들어서 밤송이를 떨어뜨릴 수는 없다.
새벽 공기를 들이키며 밤새 떨어진 밤송이를 까는 재미가 쏠쏠하다.
밤은 알이 작지만 단단하고 맛있다.
음식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1박2식 기준 더덕불고기패키지는 1인당 3만원.
4세~초등생 2만원.
인근 산에서 캔 더덕을 재료로 쓴다.
참나무 숯불바비큐 패키지는 1인당 3만원.
야외에서 참나무숯불로 직접 구워먹는다.
포천 이동갈비패키지는 1인당 4만원.
패키지상품 이용객들은 누구나 무료로 밤줍기를 할수 있다.
(031)534-9944
가평 우주레저농원 =가평 명지산자락 싸릿재마을에 자리한 밤나무 농원.
농원 규모는 1만여평.
1천여그루의 밤나무가 빼곡히 심어져 있다.
현종찬씨가 30여년 전부터 농원을 가꾸었다.
이곳에서는 매년 1백여 가마의 밤이 수확되는데 레저업체인 우주레저가 계약, 도시민을 위한 밤줍기 행사를 하고 있다.
마을에는 고추, 깨, 콩밭이 펼쳐져 있어 농촌 내음에 푹 젖을수 있다.
밤의 양에 따라 입장객을 제한하는데 요즘은 한번에 3백명 정도 들어가 한 사람당 3kg 정도 주워올 수 있다고 한다.
우주레저는 14일과 15일(당일)이 농장으로 밤줍기 가족소풍을 떠난다.
인근의 논에서 메뚜기잡기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어른 2만원, 초등학생 1만8천원.
자가용을 몰고 가도 되는데 입장인원을 제한하는 만큼 예약을 하고 떠나야 한다.
단체행사 이후에는 개별적으로 찾아가 밤줍기를 해볼수 있다.
어른 1만원, 어린이 8천원.
(02)422-5227
용인 서전농원 =5만여평의 산자락에 5천여그루의 밤나무가 있다.
밤나무 품종이 여럿이어서 10월 중순까지 밤줍기를 즐길수 있다.
사슴 토끼 오리 토종닭 등도 길러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괜찮다.
20여만 평의 인근 숲이 산책하기에 좋다.
입장료는 어른 1만3천원, 어린이 8천원.
(031)332-8037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