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라파랭 우파 총리정부가 얼마전 '35시간 근무제' 개혁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혀 근로시간 단축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주 36시간 이상 근무부터 적용되는 허용 초과근무 시간을 현행 월 1백30시간에서 1백80시간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그 골자다. 이에 대해 기업측은 "노사협의를 통해 종업원 근무조직표를 다시 짜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근로자들도 '근로조건 악화'를 우려하며 선뜻 응하지 않고 있다. 35시간 근무제는 지난 1997년 당시 사회당 정부가 실업자 감소방안으로 도입한 정책으로 근로자들의 여가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당초 목표했던 실업률 하락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나타냈다. 35시간 실시 이전 두 자리 숫자를 맴돌던 실업률이 한때 8%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올 8월말 현재 2년 만에 가장 높은 9%까지 치솟았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불만도 크다. 과거 잔업을 통해 초과근무 수당을 받았던 생산직 근로자들은 이 제도의 시행으로 보충근무 시간이 단축돼 월 평균 수입이 10%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