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기금이 내년초 적립금 '0'원 상태로 출발하게 됨에 따라 잠재부실 상태에 있는 신용협동조합과 상호저축은행들이 연내 정리되지 않으면 자칫 출발부터 차입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정부의 공적자금 상환대책에 따라 현행 예금보험기금은 올 연말 기준으로 자산을 모두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금융구조조정기금에 넘겨주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예금보험기금은 은행.증권.보험.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받는 일반보험료를 재원으로 내년부터 발생하는 예금대지급사유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다. 현행 예금보험기금은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의 부실로 인한 예금대지급에 연말까지 약 1조5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 자금을 배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부실 저축은행과 신협들이 연내 정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만일 연말까지 퇴출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업계 전체의 신뢰도 저하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영상태가 나은 신협과 저축은행들도 내년이후 예금인출 사태에 직면하는 연쇄반응 우려도 무시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2004년부터 신협이 예금보험대상에서 제외하는 정부의 신협법개정안 추진을 계기로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경영평가위원회를 구성, 부실 단위협을 연내 정리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나 실제 연말까지 대규모 퇴출 결정이 내려질 지 아직은 불확실하다. 특히 단위신협의 거센 반발을 감안하면 신협법 개정안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국회에서 통과될 지 여부는 더욱 불투명하다. 또한 잠재 부실 저축은행들도 연내 모두 대지급사유가 발생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초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새로 출발하는 예금보험기금에 일정 부분 초기자금을 남겨두는 방안이 고려됐으나 연내 잠재부실 정리와 '0'원 출발로 결론이 났다. 예보는 이에 따라 은행.증권.보험.저축은행 등에 대한 일반 예금보험요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기관들은 특별보험료 부담이 추가된 만큼 일반 예금보험요율을 깎아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