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부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소형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 동시 양산에 나선다. 이는 뉴EF쏘나타-옵티마에 이은 현대·기아차의 두번째 플랫폼 공유이며 대상 SUV는 아직 국내에 선보이지 않은 배기량 2천㏄급이다. 기아는 특히 이 차를 상용전문 광주공장에서 생산해 상용부문의 생산차종 구조개편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13일 총 3천억원 상당의 투자비를 들여 아반떼XD 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형 SUV를 개발, 내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JM, 기아차는 KM으로 각각 이름붙인 신차개발 프로젝트는 뉴EF쏘나타와 옵티마처럼 엔진과 변속기 등 자동차 구동축(플랫폼)은 동일하게 설계하되 외관과 일부 사양제품은 차별화하도록 돼 있다. '도시형 지프'의 개념을 살려 4륜 구동과 6기통 엔진을 적용하면서 배기량은 기존 SUV인 싼타페나 쏘렌토보다 작은 2천㏄급으로 정했다. 다만 수출용 차량의 배기량은 2천7백㏄로 정해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소형 SUV시장이 국내는 물론 북미지역에서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울산과 광주공장에 연간 10만대 이상의 양산시스템을 각각 구축키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존 중대형 SUV는 다른 승용차종들보다 다소 가격이 비싸고 주차하기도 어렵다는 단점 때문에 젊은 봉급생활자들이나 주부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소형 SUV는 2천㏄급 승용차와 2천7백㏄급 SUV 사이에서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북미지역 등에 수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싼타페의 성공을 발판으로 현지에서 '제2의 싼타페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95년 싼타페를 기획할 당시 미국내 관련 차종의 시장규모는 연간 15만대 정도로 예측됐으나 지금은 60만대 이상으로 성장했다"며 "2004년께엔 소형 SUV시장도 그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 광주공장은 KM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공장은 기존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2004년까지 소품종 다량생산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 아래 △중대형 버스 △소형 트럭 △소형 SUV 등을 주력 생산차종으로 선정해 놓고 있다. 조일훈.강동균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