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이 인기를 끌면서 편당 제작비가 치솟고 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뮤지컬 한 편의 제작비는 2억∼3억원이 보통이었지만 최근 들어선 적게는 5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이상에 이르고 있다. 지난달 31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려 이달 22일까지 공연되는 '유린타운'은 5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이달 29일까지 종로5가 연강홀에서 공연되는 번안뮤지컬 '풋루스'의 경우는 8억5천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또 지난 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내린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제작비는 13억원, 지난해 연말 공연된 '토미'는 9억원에 각각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제작비 상승은 그동안 주로 영화에 투자해 왔던 투자사들이 뮤지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신창업투자와 한솔창업투자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 각각 5억원씩 투자했다. 코리아 픽처스나 SJ엔터테인먼트 등의 투자사들도 뮤지컬에 일부 투자하고 있거나 투자를 검토중이다. 일신창투 관계자는 "지난 6월말 막을 내린 '오페라의 유령'이 객석 점유율 94%, 총매출 1백92억원, 순수익 20억원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이후 가능성만 있다면 뮤지컬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지금도 제안서가 간간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사의 지원과 이에 따른 제작비 투입이 '흥행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뮤지컬 관계자들은 지난 여름 무대에 올려진 15편의 뮤지컬중 10여편은 제작비도 건지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별히 주목받는 작품이 아닌 경우 관객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총 매출액의 6.8%를 문예진흥기금으로 내야 하며 10%의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더구나 국내에 뮤지컬 전용극장이 없어 장기 공연이 불가능한 것도 뮤지컬이 큰 이득을 남기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2000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18년간의 장기공연 막을 내린 '캐츠'는 무려 3억8천만달러(약 4천5백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