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일부 중도파 의원들이 탈당의사를 밝히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김원길 박상규 곽치영 의원 등 수도권 중도파 의원들은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로는 대선승리가 어려운 만큼 조만간 탈당,당밖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통합신당을 주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노무현 후보는 "대의명분이 없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노 후보측은 김영배 신당추진위원장이 추진위를 16일 해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조만간 선대위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중도파가 집단 탈당하는 분당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 탈당움직임 =김,박,곽 의원 등 20여명이 탈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점은 무소속 정몽준 의원과 이한동 전 총리 등이 참여하는 통합신당이 무산되고 노 후보측이 선대위를 구성하는 추석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당초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논의를 시작했으나 몇차례 회동을 통해 통합신당 추진의 순수한 의미를 살리기 위해 친노파와 반노파, 호남 의원들을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치영 의원은 13일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는 신당을 추진한다고 했으나 안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노무현 신당'을 추진하면서 기득권을 그대로 주장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역할은 끝났으며 다수의 침묵하는 사람들이 나가서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원길 의원도 "통합신당을 위해서 탈당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며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한 측근은 "탈당시점은 선대위가 구성되는 추석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의원은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탈당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고 유재건 남궁석 의원 등은 탈당가능성을 부인했다. 중도파의 움직임에 대해 당내 평가가 엇갈리고 있으나 중부권 의원을 중심으로 "이대로는 대선승리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선대위출범 후 탈당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노 후보측 대응 =노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를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며 "후보단일화가 명분이라면 이회창 후보와는 단일화를 왜 안하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희상 대선기획단장은 "2,3일내로 선대위원장 인선이 끝나야 한다"며 "노 후보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기에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채정 신기남 의원 등 친노파 의원 13명은 이날 조찬회동을 갖고 조기선대위 구성에 힘을 실었다. 노 후보는 추석연휴 전인 18일을 전후해 기자회견을 갖고 선대위 구성 방향과 기본 원칙, 선대위원장 인선 문제 등에 대해 밝힐 계획이다. 이재창.윤기동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