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대형주요? 투자유망한 소형주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스몰캡(Small Cap)파트의 이강혁 파트장이 자신있게 하는 말이다. 삼성증권 스몰캡 파트는 유명하진 않지만 알맹이가 탄탄한 중소형주를 찾는 곳. 이 회사의 스몰캡 파트가 최근 펴낸 "스몰 캡 디스커버리:자기자본이익율(ROE)를 이용한 진주찾기"는 아직 투자자의 관심밖에 머물고 있는 알짜종목을 세상에 끌어낸 첫 작품.CJ푸드시스템 동양기전 백산OPC 삼화페인트 한통데이타 등은 이름조차 생소한 5개의 소형 기업들을 상세히 분석했다. 이강혁 파트장은 "증권사들이 분석조차 하지 않는 탓에 상당수 소형주들은 적정 가격에 대한 시장합의 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우량 소형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적정 주가에 대한 아웃라인을 제시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관심 커지는 소형주=상장·등록기업 1천5백여개 중소형주는 1천2백여개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종목 분석은 대형주 중심의 2백여사에 집중된 상태다. 증권업계는 앞으로 소형주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상장·등록되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소형주그룹에 속한다. 이들의 비중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증시가 횡보 국면을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물론 외국인과 기관들도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오는 10월 상장지수펀드(ETFs)의 상장은 소형주지수의 개발을 촉진시키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수요를 늘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90년대 초부터 러셀지수 S&P소형지수 등 다양한 소형주지수들이 본격 개발된 이후 소형주 투자가 활기를 띠기 시작한 미국의 전례를 우리 증시도 뒤따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 스몰캡파트 소속 12명 애널리스트들이 지난 8월부터 '작은 진주' 발굴에 본격 착수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이들 애널리스트는 현재 1인당 15∼20개씩 모두 1백50여개 소형주들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까다로운 선정기준=증권사의 우량 소형주 선정기준은 까다로운 편이다. 최우선 지표는 ROE.회사채 수익률보다 높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판단이 서야 한다. 이런 ROE 추세를 보유한 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시가총액이 연초 1천94억원에서 지난 5일 현재 1천9백76억원으로 증가한 풀무원이 좋은 예다. 풀무원의 ROE는 2000년 6.4%에서 작년 12.4%로 높아진 후 올해와 2003년에는 16%와 18.4%로 증가할 전망이다. ROE 외에 국내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지,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성장 기술주의 경우는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중점 분석 대상이다. 영업이익이 들쭉날쭉하는 등 수익모델 검증이 안되면 '진주'대열에 끼지 못한다. 부채비율(2백% 이하) 이자보상비율(1 이상) 등 재무안정성과 현금흐름도 우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고경영자(CEO)가 지나치게 주가에 관심이 많거나 IR활동에 무관심한 기업도 추천하기 부담스럽다고 이 파트장은 말한다. CJ푸드시스템 등 5개 종목들은 삼성증권 스몰캡파트가 1백50개 종목을 대상으로 입체분석한 결과물이다. 이 파트장은 "소형주 투자의 위험이라면 유통물량이 적어 변동성이 심한 점"이라며 "그러나 시간에 쫓기지 않는 소형주에 대한 중장기 가치투자는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