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제1주제 : 산.학연계 교육 활성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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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한양대 공대 대학원 강의실.
40명의 석사과정 학생들이 정재일 교수(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의 '컴퓨터네트워크' 강의를 듣고 있었다.
이들중 15명은 삼성전자 직원으로 올 봄학기에 등록을 했다.
이들은 연말까지 학교에서 공부한 다음 2년째인 내년엔 직장으로 돌아가 석사논문을 준비한다.
이 커리큘럼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독특하다.
우선 전체 학점의 3분의 1 가량이 삼성전자에서 요청한 과목으로 짜여져 있다.
일부 과목의 경우 삼성전자의 박사급 연구원들이 한양대 교수와 함께 강의를 맡는다.
이 커리큘럼을 통해 기업은 최신 과학기술 이론을 흡수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대학은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파악한다.
말하자면 '윈-윈' 시스템인 것이다.
이공계 대학 산.학 연계 커리큘럼의 새로운 모델로 관심을 끄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양대 외에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경북대 등에서도 실시되고 있다.
이공계 대학의 산.학 연계 커리큘럼을 강화하기 위한 해법을 찾아본다.
◆ 커리큘럼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라 =대학측은 우선 커리큘럼을 보다 신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산업계의 변화에 맞춰 교과과정을 지속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최근 대학들은 교과과정개편위원회를 통해 교과목 신설.변경·폐지 등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대 공대의 경우 올해 내장형 시스템설계 나노화학기술 등 13개 과목을 신설한 데 이어 내년에는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등 첨단 6T분야 과목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공계 대학 교과과정을 산학 협력체제로 개편하기 위해 정부도 나서야 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국가과학위원회 산하에 산업계 및 대학교육 관계자 대표들이 참여하는 산학 커리큘럼조정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산업계는 이공계 대학생을 위한 지원기금을 적립하고 정부는 지원금을 내는 기업을 우대해 주라는게 그 골격이다.
이공계 대학 교과과정을 수요 맞춤형으로 바꿔 현장학습과 현장연계교육을 강화하자는 것도 포함돼 있다.
◆ 산학연계 교육에 기업이 앞장서라 =산학협력의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움직일 필요가 있다.
기업이 주도적으로 대학과의 공동연구.교육을 제의하고 대학은 이를 적극 수용하는 형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대학의 특성에 맞춰 분야별로 연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양대에서는 내장형 소프트웨어, 연세대에선 디지털분야, 고려대에선 통신응용프로젝트, 성균관대에선 반도체, 경북대에선 무선분야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삼성전자 첨단기술연수소 안병길 소장은 "신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현장감각에다 이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대학측에 연계교육 프로그램을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 산업계 요구에 맞춰 특성화돼야 =대학들은 과거의 '백화점식' 운영 대신 산업계의 수요가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특성화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연관 기업에서 미리 실습경험을 충분히 쌓으면서 '준비된 인력'으로 양성돼야 한다.
해양분야에 특화된 군산대, 벤처투자정보학 게임공학 시각커뮤니케이션학 등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충남 금산의 중부대, 안경광학과를 간판으로 내세운 목포의 초당대 등이 대표적 사례다.
◆ 클러스터를 활용하자 =대학 기업 연구소 등 산.학.연이 삼위일체가 된 클러스터(Cluster)를 조성, 대학이 이를 활용토록 해야 한다.
클러스터는 특정분야를 연구하는 대학 기업 연구소 등으로 네트워크를 형성,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최근들어 클러스터 조성에 나서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2006년까지 4천억원을 들여 전국 16개 지역에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 계획이다.
과학기술부도 중소기업과 대학 연구소를 한데 묶는 연구 클러스터를 연말까지 5∼10개를 조성키로 했다.
특별취재팀 strong-kor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