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생 관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촘촘한 중장기 계획을 짜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계획을 세우다 대부분 부딪히는 첫 난관이 있다. 두루 잘 아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될 것이냐,아니면 한 분야를 아주 잘하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될 것이냐다. 자신이 어느 쪽에 더 재능이 있는지,어떤 분야가 전망이 밝은지 결정을 내리지 못해 고민한다. 해결방법은 어쩌면 간단하다. 자신이 둘 중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 사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당연히 회사 업무 전반을 두루 아는 제너럴리스트를 겨냥해야 한다. 반대로 오래도록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면 한 분야만을 파는 스페셜리스트가 더 낫다. 몇년 뒤쯤엔 어느 쪽이 더 전망이 나을지를 따지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먼저 중심을 잡아야 그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최근 잡고 있는 화두도 결국 다른 게 아니다. '10년 뒤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우리 회사는 무엇이 되어야(To be) 하는가'등의 명제는 결국 무엇이 되고 싶은가를 먼저 정해야 실마리가 잡히는 주제다.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최대 기업이 되고 싶은가,아니면 덩치는 작아도 실속있는 알짜 업체가 되는 것이 꿈인가. 최대 기업이 되고 싶다면 당연히 제너럴리스트의 길을 걸어야 한다. 투자를 해도 대규모로 해야 하고 이곳저곳에 쓰일 인재도 많이 뽑아야 한다. 고객은 물론 공급처 유통망 정부당국 해외투자가 등을 두루 잘 관리해야 한다. 경쟁자와 피 터지게 싸울 준비도 해야 한다. 그러나 알짜 기업이 되고 싶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 수익이 조금 덜 나도 독점적 지위를 누릴 업종은 없는지,지저분해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곳이지만 돈 되는 분야는 없는지가 관심거리여야 한다. 무엇이 되고 싶은가는 개인차원에선 인생의 목표요,기업 차원에선 중장기 비전이다. 목표와 비전이 명확지 않으면 낭비요인이 많다. 뭘하면 좋을지를 몰라 유망분야 조사도 '전부'를 대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끝이 없다. 물론 한계는 있다. 현실에서 발을 떼놓고 좋아하는 것만 찾는 건 비즈니스가 아니라 취미생활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바탕으로 깔아놓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한다. 손도 대보지 않은 것에서 새로운 모델을 찾는 일은 비즈니스모델을 완전히 바꾸는 모험이다. 그래서 화두는 이렇게 보완되면 좋다.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