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로앤비의 이해완입니다. 그간 잘 지냈셨습니까? 덕분에 저도 무탈합니다. 혹시 저희 사이트 이용하시다가 불편하신 점은 없으신지요. 아! 예예...고견을 참고하겠습니다. 친구분들께도 우리회사 선전해주시고요. 그럼 다음에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국내 최대 법률사이트의 하나인 로앤비(www.lawnb.com)의 이해완 대표(40).그의 요즘 "취미"는 텔레마케팅이다. 아침 8시30분께 사무실에 출근한 뒤 밀린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보통 오전 10시30분.이 때부터 명함을 뒤지며 1시간 남짓 영업전선에 뛰어든다. 일에 빠져드는 성격이라 늘 점심약속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 벌써 오전 11시35분.약속장소가 걸어서 5분거리에 불과하지만 고객보다 10분은 일찍 나가 기다리는게 예의.낮 12시40분에 또 다른 고객과 점심을 먹어야 한다. 점심시간을 쪼개 두 명의 고객을 만난 후 곧장 외근을 뛰어야 한다. 오후 2시.오늘은 벤처기업이 밀집해 있는 서울 삼성동 지역.몇 달 후에는 중소기업이 모여있는 구로공단도 누빌 생각이다. 고객과 저녁 식사를 끝내고 밤 10시 집에 도착.이날 만났던 고객들에게 e-메일로 감사편지를 보낸다. 밤 11시.새벽 1시까지 졸린 눈을 비비며 경영학 책을 집어든다. "히딩크 경영학"등 경영학이란 제목이 붙은 서적만 벌써 1백권 넘게 읽었다. 변호사라기보다 사장(경영인)으로 불리길 원하는 사람,이해완.지난해부터 대형 로펌인 태평양이 출자한 "사이버 로펌"로앤비를 이끌고 있는 그의 이력은 참 다채롭다. 서울대 법대 재학중에 사시에 합격했고 판사 시절엔 인터넷과 저작권 분야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중국법에도 정통해 관련서적을 쓰기도 했다. 자비(自費)를 들여 인터넷 법률정보 사이트를 운영,"정보화 판사"란 별명도 얻었다. 판사 시절 그가 운영하던 법률 사이트 "솔(www.sol-law.net)"은 누적방문객이 30만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서울고법 판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0년.그는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한다. 법무법인 태평양이 인터넷 로펌을 설립한다는 사실을 알고 주저없이 법복을 벗었다. 판사 시절부터 품었던 "어떻게 하면 일반 국민들도 쉽게 법률을 접할 수 있을까"하는 과제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요즘 이 대표가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컨텐츠쪽 새 상품인 "렉스(LeCS)".렉스는 건설 무역 보험 등 각 업종별로 회사 실정에 맞는 "맞춤 법률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기업은 고객과의 분쟁의 상당부분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인터넷 로펌은 아무도 밟지 않은 신천지여서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법률정보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데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렉스는 이런 의미에서 유용한 도구이지요.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제겐 행운입니다. 법조인과 경영인이란 두 길을 경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이지요"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 -------------------------------------------------------------- [ 프로필 ] 1963 대구출생 1985 제27회 사시합격 1986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1988 사법연수원 수료(17기) 1990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 1996 법률사이트 "솔"(www.sol-law.net)개설 1998 사법연수원 기획교수 2000 서울고법 판사 2001 영산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