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듯한 다국적 컨설팅회사가 만든 중장기 전략 정도는 있어야겠는데..." 경영 성과가 괜찮은 기업 경영자라면 한번쯤 가져봄직한 생각이다. 회사 미래를 위한 고려에서뿐만 아니라 "체면" 때문에라도 컨설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무엇에 대해 경영자문을 구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적다는 점이다. 또 이름있는 컨설팅업체라면 자신들이 모르는 특이한 방법과 독특한 해결책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 점도 잘못된 접근 방식이다.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 십억원이 넘게 드는 컨설팅 비용을 생각하면 제대로 알고 받아야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딜로이트컨설팅이 최근 펴낸 "컨설팅회사 100배 활용법"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컨설팅이 정말 필요한가=정확한 목표와 방향을 설정한 다음 그 범위 내에서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좋은 곳으로 인도해달라"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사내팀을 구성해 예산을 확보하는 것 보다 컨설팅서비스 예산을 따내기가 쉬울 때나 사내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기 어려울 경우 업체들은 컨설팅회사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맡기는 건 낭비다. 컨설팅업체 고르기=컨설턴트들이 하는 말을 유심히 들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고객과 경쟁사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또 매장이나 공장,대리점 등을 한번 방문한 적이 있는지,해당 업종의 전문가들은 만나보았는지 체크할 필요도 있다. 질문을 듣는 태도도 점검하는 게 좋다. 그들이 귀를 기울인다면 새로운 시각을 적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융통성을 가졌다는 좋은 징조다. 이럴 땐 프로젝트가 위험하다=컨설팅을 맡겨놓으면 최종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고객사 경영진으로서는 잘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체크할 방법이 적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잘못 진행되고 있다면 특이한 현상들이 벌어지게 돼 있다. 예를 들면 프로젝트 리더가 항상 자리에 없다든가 새 컨설턴트의 이름을 외우기도 전에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면 문제다. 진행되는 일은 없고 매일 계획만 세우고 있을 때,최종보고 날짜가 수시로 바뀔 때도 위험하다. 컨설팅팀과 팀워크 다지기=컨설팅의 효과는 외부컨설팅펌과 내부 직원들이 힘을 합해 프로젝트를 완수할 때 극대화된다. 용역을 맡긴 회사의 대표라면 겉보기처럼 화려하고 좋지만은 않은 컨설턴트들의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항상 모든 것을 잘알고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것이 컨설턴트다. 항상 일에 묻혀 살며,아침마다 자신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감추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출근해야 하는 그들의 고충도 이해해줘야 한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