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유로 동전 '건강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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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유럽연합(EU) 경제장관회의에서 유로화 도입 이후 물가가 상승했다며,1유로화(1천1백80원 정도)짜리 지폐를 발행할 것을 공식 제의했다.
현행 1유로화는 동전이어서 '심리적 무감각'을 이용,많은 유럽업체들이 가격을 슬그머니 올렸다는 게 이탈리아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유로권 국민들은 5유로부터 지폐를 사용하다 보니 씀씀이가 커진 게 사실이다.
동전은 환전이 안돼 외국관광객들의 불만도 크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은 '지폐가 주화보다 쉽게 훼손된다'는 이유로 1유로 지폐발행 건의를 일축해왔다.
그런데 최근 유로화 동전에 알레르기와 피부습진을 일으키는 유해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1유로 지폐발행안이 다시 논쟁거리로 급부상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 최근호는 "1유로와 2유로 주화의 니켈 함유량이 EU 집행위가 허용한 수치보다 3백20배나 높아 심각한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스위스 취리히대학 피부의학 연구진이 니켈 알레르기성 환자 7명에게 1유로와 2유로 동전을 48∼72시간 동안 소지토록 한 결과,니켈의 유독 성분이 피부에 침투해 붉은 반점과 수포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들 연구진은 니켈이 알레르기 유발 외에도 간과 신장,뇌에도 유해하다며 1유로와 2유로 동전을 지폐로 대체할 것을 건의했다.
유로화 동전에 대한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웨덴 의학전문지 압스트락트 데르마토도 지난 해 11월 동 75%와 니켈 25%로 주조된 2유로 동전이 과거 알레르기 유발 주범으로 지목됐던 스웨덴 동전과 성분이 같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니켈화는 지난 90년대 유통업체에 근무하는 캐시어들이 피부습진에 걸리게 한 원인으로 밝혀져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주화유통을 금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잇따르자 EU 집행위도 1유로 지폐발행을 무조건 거부하기는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
'유로화의 니켈 함유가 전체 유통 주화의 8%에 불과하다'는 논리로 이같은 여론을 무마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에 몰려있는 것이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