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학 교육이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제현실과 동떨어진 교과과정부터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경제학회는 한국경제신문사와 공동으로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위기에 놓인 경제학 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병주 서강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에는 학계 연구소 언론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의 경제학 교육,위기인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경제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대학 재학생중 경제학 전공자 비중이 지난 83년 2.74%에서 지난해 1.91%로 줄어 들고 경제학 전공자의 취업률도 같은 기간 60%에서 52%로 낮아졌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민병균 자유기업원 원장은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중.고생 및 대학생 대상 경제학 교육내용이 지나치게 어렵고 너무 광범위하다"며 "한국의 경제현실은 급변하고 있는데도 강의실에서는 여전히 수십년 전 외국 경제학 이론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 원장은 특히 경제학 교수들의 안일한 연구태도를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는 국내 경제현실을 생생하게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연구가 선행돼야 하는데 대다수 교수들의 연구활동은 이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대희 조세연구원 원장도 "현재 대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경제원론은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추상적인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다"며 "세계 어디서나 가르쳐도 되는 보편적인 내용보다는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경제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이처럼 위기에 처한 국내 경제학 교육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시장 친화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 △시장경제에 대한 홍보 강화 △국내 경제현실을 연구할 수 있는 지원책 마련 △교육 등 비경제분야 정책 담당자들에 대한 경제학 교육 의무화 등을 제시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