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株 '된서리'..연체율 증가.가계대출 부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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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7%,국민카드 -10%,LG카드 -9%,외환카드 -8%...
은행.카드주의 주가가 16일 크게 떨어졌다.
실적악화 우려가 주범이다.
카드사의 연체율 증가가 도화선이 됐다.
국민카드의 대주주인 국민은행은 작년 이후 처음으로 5만원대가 붕괴됐다.
가계대출의 증가라는 부담도 있었지만 국민카드의 실적악화가 결정타를 날렸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삼성카드의 지분 22%를 소유한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에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신용카드사의 연체율증가는 지분을 대량으로 가진 비금융권 종목의 주가까지 끌어내리며 주가급락의 도미노현상을 일으킨 셈이다.
◆늘어난 매출,줄어든 순이익=올들어 지난 8월까지의 국민카드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6% 증가한 2조1천2백2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천9백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6% 줄었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연체 증가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려야 하는 부담이 작용한 것이다.
LG투자증권 이준재 연구위원은 "국민카드와 외환카드의 8월중 신규발생 연체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체비율이 6.72%와 8.31%에 달했다"며 "이는 지난 7월보다 1.24%포인트와 1.25%포인트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연체율 상승의 타격이 카드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카드사의 주주회사나 은행 등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거래된 물량중 순매도 1위부터 6위까지가 한국전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카드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종목들이었다.
국민카드의 최대주주인 국민은행은 외국인 매도 1위에 올랐다.
삼성카드 지분 22%를 가진 삼성전기가 그 다음 자리를 차지했다.
우리금융 신한지주 한미은행 등도 외국인 매도의 주타깃이 됐다.
특히 시가총액 3위인 국민은행의 주가는 급락,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5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국내외 증권사는 경쟁적으로 국민은행의 올해 이익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부정적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우려되는 신용대란=심각한 것은 연체상승이 이제 시작단계라는 점이다.
지난 6월 소위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 영향이 가시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란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돌려막기는 여러 개의 카드에서 대출을 받아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을 결제하는 것.그러나 '카드대출로 카드빚 막기'가 어려워지면서 연체율은 급속하게 높아지고 있다.
불량거래자 혹은 개인파산자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이 최근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데는 급증하는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이라는 이유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연체율의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지만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며 "국내외 경제상황이 예측하기 어려운 쪽으로 방향을 틀어가고 있는 상태에서 연체증가로 인한 금융권의 부실 가능성마저 제기된다면 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