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1:11
수정2006.04.02 21:14
환율이 1,218원선으로 소폭 내렸다. 전날 폭등세에서 소폭 반락 조정된 셈.
추석을 앞둔 업체들의 네고물량이 쇄도하며 1,220원대에 대한 부담감을 확인했다. 일부 전자업체와 해운업체 등이 1,220원대 사정거리에서 매물벽을 구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엔 환율 상승과 간헐적인 역외매수세가 장중 3개월 최고수준인 1,222원선까지 레벨을 끌어올렸으나 공급우위의 수급상황이 이를 일정부분 견제했다.
달러/엔이 123엔에 걸린 옵션과 관련,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면 추석전까지 물량 공급이 이와 맞설 것으로 전망돼 1,220원을 둘러싼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40원 내린 1,218.60원에 마감했다.
이날 고점은 지난 6월 21일 장중 1,225.00원 이후 최고치인 1,222.30원, 저점은 1,215.80원으로 환율 하루 변동폭은 6.50원을 기록했다.
◆ 1,220원 축 시소 예상 = 시장은 일단 전날의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과정을 거쳤다. 달러/엔의 상승과 시장 네고물량이 상충된 흐름은 일단 추석전까지 거듭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혁혁한 '립서비스'가 일본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재차 수면위로 떠오르게끔 만들고 있다. 수출 증진을 통한 경기회복과 디플레 억제를 위한 엔 약세 유도 정책은 당분간 달러/엔 상승이 꺾이기 힘들 것이란 점을 방증한다.
이에 따라 추석 전후로 환율 움직임도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이후 매도 주체가 없어진다는 점은 달러/원의 추가 상승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 되는 셈. 그러나 최근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가 점증, 환율 상승이 가져올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은 방정식 풀이에 골몰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부터 일부 전자업체 네고가 나왔고 다른 업체의 물량이 장중 꾸준하게 2억이상 공급돼 전반적으로 물량에 짓눌린 하루였다"며 "역외매수세와 달러/엔 반등에 따른 상승요인이 있었으나 공급우위의 상황이 이를 저지한 셈"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상승 가능성이 남았으나 추석전까지 물량부담을 감안하면 내일은 1,215∼1,225원 범위에 놓고 봐야할 듯하다"며 "일본 정부의 엔 약세 정책으로 달러/엔 상승이 꺾이기 힘든 반면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불안 요인도 감안한 방정식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역외매수가 시중 물량을 흡수했음에도 업체들의 추석을 앞둔 물량공급이 계속 됐다"며 "달러/엔의 추가 상승 전망이 우세해 두 요인이 맞부닥친다면 내일도 1,220원을 놓고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엔 122엔대 추가 상승 = 달러화가 강세를 연장했다. 일본 구로다 하루히코 재무성 국제담당 차관의 엔 약세 유도발언이 잇따라 달러/엔은 추가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뉴욕장에서 일본 정부의 엔 매도 우려로 상승세를 유지, 122.21엔에 마감한 뒤 이날 도쿄 개장초 121.90엔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최근 달러/엔 움직임에 만족감을 표시, 다시 방향을 위로 튼 달러/엔은 장중 122.90엔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122.80엔대에서 다소 저항을 받고 있는 달러/엔은 오후 4시 57분 현재 122.85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990원대에서 움직였으며 같은 시각 991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442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2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틀째 순매도를 지속했으나 환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엔 강세 전환으로 전날보다 2.00원 낮은 1,218.00원에 개장한 환율은 차츰 낙폭을 확대, 9시 36분경 저점인 1,215.80원까지 떨어진 뒤 한동안 1,216원선을 배회했다.
그러나 결제수요, 달러/엔 급등으로 환율은 10시 36분경 1,220.30원까지 치솟았다가 업체 네고물량에 밀려 1,218원선으로 내려선 뒤 1,218.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오른 1,218.8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오름폭을 확대, 2시경 상승 반전했으며 22분경 고점인 1,222.30원까지 솟구쳤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 상승세가 주춤하고 업체 네고물량으로 반락, 3시 46분경 1,218.50원까지 떨어진 뒤 1,219원을 축으로 시소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8,6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7.3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7,500만달러, 2억7,180만달러가 거래됐다. 18일 기준환율은 1,219.0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