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은 지연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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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증시가 이라크의 무조건적인 무기사찰 수용을 반기며 동반 상승했다.
미국은 이라크의 사찰단 복귀 결정이 전술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중동지역에 짙게 드리웠던 전운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는 이 같은 분위기를 빠르게 반영하며 저점을 확인하고 반등했다. 최근 증시 약세에 심리적인 요인이 컸던 점을 감안할 때 투자심리 개선이 상승세로 연결됐다는 평가다.
증시는 그러나 매수주체가 부각되지 않은 채 지수선물시장 동향과 프로그램 매매에 휘둘리는 양상이 이어졌다. 저가메리트와 모멘텀부재가 충돌한 가운데 박스권에서의 제한적인 등락이 거듭된 것.
증시는 점차 좁아지는 박스권에서 위로든 아래로든 선택의 기로를 맞고 있다. 다만 뚜렷한 방향성은 추석 연휴 이후에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종합지수의 20일선과 60일선의 움직임을 주목할 시점이다.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매수세를 넣고 있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 좁아지는 박스권 = 종합지수가 다시 700선 지지력을 확인했다.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저 수준을 조금 낮춘 이후 반등을 도모했다. 기술적인 반등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하방경직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726.80에 거래를 마쳐 단숨에 722.66에 위치한 5일선을 회복했고 727.28에 자리잡은 20일선에 바짝 다가섰다. 종합지수는 732.17에 걸쳐있는 60일선과도 불과 5포인트의 간격을 두고 있다. 기존 박스권에 좁아진 셈.
시장은 종합지수 20일선과 60일선의 수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단기 추세선과 수급선이 수렴 이후 발산을 거쳐 방향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상승추세가 꺾인 뒤 완만하게 흐르고 있는 20일선과 하향중인 60일선은 조만간 조우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종합지수가 지난해 미국 테러 이후 설득력 있게 추세를 보여준 20일선과 중기 추세를 비교적 정확하게 나타낸 60일선을 회복하고 안착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저항선으로 삼을지 여부에 따라 기술적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종합지수는 심리안정과 수급여건 개선을 발판삼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전히 급박하게 변화하며 불투명한 해외 변수를 고려하면 쉽게 방향을 형성하기보다는 박스권을 넓힐 것으로 관측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의 사찰 수용으로 전쟁 우려가 완화되고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며 “좁아진 박스권에서 20일선과 60일선의 수렴 이후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매매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 외국인 시선 따라잡기 = 종합지수의 동선이 좁아진 박스권에 갇혀 있어 기술적 대응이 여의치 않다. 일정한 범위의 박스권을 상정한 이후 ‘저점 매수, 고점 매도’하는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외국인이 중소형주 비중을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외국인은 금융주를 중심으로 매도우위를 보이면서도 우량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고 있을 뿐더러 꾸준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 종목 선정에 참고할 만하다는 판단이다.
SK증권은 이달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급증한 종목으로 한샘, 한일시멘트, 한미약품, 아세아시멘트, 신도리코, LG전선, 한섬, 대림산업, LGEI, 동아제약, 한국콜마 등을 제시하며 이들 종목이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해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의 변동성에서 자유롭다는 측면에서 대형주보다 우량한 중소형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넣고 있다고 SK증권은 분석했다.
아울러 우리증권은 KH바텍, 아가방, 서울반도체, 우전시스텍, 백산OPC, CJ엔터테인, 우진코리아, 옴니텔, 백금정보통신 등 외국인이 지분을 늘리고 있는 코스닥 신규등록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또 대우증권은 한미약품, 한일시멘트, LG전선, 한섬, KEC, LG상사, 전기초자, 제일기획, 현대모비스, 한라공조, 제일제당, LG생활건강, 에스원, 한미은행, LG석유화학, S-Oil 등이 외국인 매수세에 비해 상승폭이 적어 가격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