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9일 원유증산 합의에 실패,"수급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전세계 원유생산량은 하루 7천6백만배럴로 수요량 보다 1백만배럴 정도 적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연초 배럴당 18달러 수준에서 30달러까지 치솟는 등 국제유가가 올들어 50% 가까이 급등한 것도 원유시장의 수급이 그만큼 불안했기 때문이다.


수급악화의 핵심원인은 OPEC의 감산에서 비롯됐다.


국제유가를 좌지우지해온 OPEC 회원국들은 지난해 3차례에 걸쳐 하루 생산량을 3백50만배럴 줄인데 이어 연초에도 1백50만배럴 감산했다.


지난달 OPEC 회원국들이 불법으로 쿼터(하루 2천1백70만배럴)보다 2백만배럴 이상 초과생산한 사실을 감안해도 1년여만에 국제원유시장에서 3백만배럴 정도의 공급이 줄어든 셈이다.


반면 경기둔화에도 불구,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OPEC가 이번 회의에서 최소 80만배럴의 증산합의를 끌어낼 것이란 기대도 이같은 수급균형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표출된 OPEC 회원국들의 생각은 달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쿠웨이트 카타르 등 대부분 회원국들은 쿼터초과 생산량을 감안할때 증산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의 유가도 적절한 수준이란 평가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및 이란은 비OPEC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위해서라도 생산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반대입장을 꺾는데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향후 유가안정은 OPEC 회원국들의 쿼터초과 생산분과 러시아 노르웨이 등 세계원유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고 있는 비 OPEC 회원국의 증산 여부에 달려있다.


생산량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수위를 다투는 러시아는 '생산확대'에 비중을 두고 있다.


지난 상반기중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하루 15만배럴을 감산하며 OPEC와 보조를 맞춰온 러시아는 지난 2개월동안 20만배럴 이상을 증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나르 스틴스내스 노르웨이 석유장관도 "현 유가는 중동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너무 높다"고 언급,상황에 따라 원유 증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원유 성수기인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다 중동지역 긴장에 따른 선취매 요인까지 겹쳐 당분간 원유시장의 수급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서는 고유가 시대가 올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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