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코에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K) 등 일본 게임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파트너와 마찰을 빚는가 하면 심각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유통사인 비스코(대표 이지영)는 일본 코에이와의 국내 합작법인관계를 청산할 예정이다. 비스코와 코에이는 지난 2000년 각각 5억원씩 투자해 코에이코리아를 설립하고 비스코의 이지영 사장이 대표를 맡아 운영해왔다. 하지만 일본식 마케팅전략을 고집하는 코에이측과의 갈등으로 비스코가 지분을 철수키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코에이측은 최근 일본인 사장을 한국법인장에 임명했다. 비스코 관계자는 "코에이가 해외시장 환경보다 게임개발사의 자존심을 앞세우는 바람에 파트너로서 마케팅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현지화 노력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주장했다. 올초 국내에 진출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K)도 국내 시장환경을 무시한 플레이스테이션2(PS2) 게임기 마케팅 전략으로 초반에 호된 신고식을 치뤘다. 한국 직원들은 PS2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가 떨어져 마케팅 전략을 인지도 제고에 맞추자고 제안했지만 일본 본사에서 나온 간부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일축한 것이다. 게다가 일본 미국보다 뒤늦은 가격인하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발까지 겹쳐 지난 7월까지 12만대를 판매하는데 불과,일본 본사 관계자들을 당황케했다. SCEK는 결국 지난달 국내 가격판매가를 인하하고 일본과 동일하게 신작 게임타이틀을 내놓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본 게임개발사들은 세계 게임업계의 강자라는 자부심때문인지 해외에서도 자기식 정책을 고집하는 등 다소 폐쇄적인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