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정보통신 사건은 금감원 조사 결과 증권사 직원과 대주주,사채업자,사이버애널리스트 등이 가담한 M&A(인수합병) 사기극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된 사채업자 중에는 조직폭력배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작전주도 혐의를 받은 정래신씨 등 3명은 18개 증권사,69개 점포,1백14개 계좌를 이용해 시세를 조정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작전과정에서 정씨는 작전을 총괄기획하고 이모씨는 일별 매매계획 수립과 일반투자자 유인을,안대영씨는 델타정보통신 성장성을 포장하는 등 역할도 분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주도세력은 사채업자 자금으로 시세를 조정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면서 "결과적으로 관련 계좌에 대한 자금인출이 제한되면서 사채업자들도 돈을 못찾게 됐다"고 말했다. ◆사건개요=정씨는 지난 6월 동양증권 투자상담사인 안대영씨와 일반투자자인 이모씨와 함께 델타정보통신을 M&A방식을 이용,시세조정을 하기로 공모하고 7월15일부터 8월22일까지 2백70만주(36.8%)를 인수했다. 정씨 등은 이 주식을 담보로 반모씨(62) 등 사채업자 3명에게 1백12억원을 빌려 68억원은 지분인수자금으로,44억원은 시세조정에 사용했다. 이들은 7월2일부터 8월23일까지 HTS(온라인증권거래 시스템)를 이용해 8백55회에 걸쳐 허수주문 통정매매 등으로 시세를 조정했다. 정씨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증권정보사이트인 팍스넷의 사이버애널리스트인 이모씨(뚝심왕)와 또다른 이모씨(참숯나라)를 통해 '주가가 2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등의 허위정보를 유포시켰다. 정씨는 작전과정에서 사들인 주식을 처분하기 위해 대우증권 직원인 안수영씨에게 30억원을 주는 조건으로 8월23일 현대투신운용 계좌를 도용,5백만주를 매수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델타정보통신 대주주인 김청호씨는 시세조정 세력에 동조했다. 미래에셋 청담지점장과 동양증권 직원도 시세조정에 참여했다. ◆문제점및 대책=이번 사건은 증권사 직원과 일부 기업 대주주의 희박한 윤리의식이 불러온 사고로 볼수 있다. 금감원은 유사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통신비밀 관련법 개정과 이상매매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의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주가가 일정기간 급등할 경우 시세조정 여부와 관계없이 증권업협회의 매매 심리기간을 단축,금감원과 합동으로 조기에 조사를 착수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