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熙秊 <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 대학장 > 동북아지역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역동적(dynamic)인 동시에 지속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최근 동북아지역은 유럽연합(EU)과 북미지역(NAFTA)에 이어 세계 3대 경제축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동북아지역의 경제규모는 현재 세계경제의 약 5분의 1을 점유하고 있으며,앞으로 20년 후에는 세계경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시아 총 GDP 중에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고,나머지 90%는 한·중·일 3국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EU,NAFTA,ASEAN과 같은 지역경제협력체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 EU가 유로화를 본격 사용하게 됨에 따라 동아시아에서도 경제블록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한·중·일 간에 경제협력체가 이루어지면,3국의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분업이 심화되며,지역평화와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뿐만 아니라,국제무대에서 동북아국가들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이다. 그런데 동북아 경제협력체 구성이 타지역에 비해 활발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3국간 정치 경제 체제와 경제발전 수준의 격차가 아직은 대단히 크다는 것이며 둘째,일본의 과거사 문제가 아직도 정치적인 분쟁요인이 되고 있으며 셋째,북한으로 인한 정치 군사적 긴장이 상존해 있으며 넷째,3국간에는 아직도 높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태경제협력체(APEC)는 2010∼2020년 중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ASEAN은 2010∼2015년 중에 역내 무관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20여년이 지나면 동북아지역 국가간 체제와 경제발전 수준의 격차도 크게 좁혀지는 반면,일본의 과거사와 북한의 문제도 그 심각성이 약화될 것이다. 또한,3국간 관세 및 비관세 장벽도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으로부터 약 50여년 전 2차 세계대전 직후 오늘날과 같은 EU가 형성되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후 참담한 경제를 복구하면서 지역 지도인사들이 지속적으로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오늘날 유럽의 새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따라서,앞으로 20여년 후에는 동북아지역에도 지역 특유의 동북아경제공동체(Northeast Asia Economic Community: NAEC)가 구성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작금 동아시아는 문명적 전환기에 놓여 있다. '서구적 근대화'가 20세기를 지배했다면,이제는 아시아적 정체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발전 모델을 찾아야 한다. 지난 20여년간 중국의 급부상과 최근 러시아의 안정적 발전에 따라 동북아지역 국가들간의 외교 및 경제적 유대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과거에는 3국이 서로 대립하고 피해를 주는 관계였으나,이제는 경제적 협력은 물론 역사적 문화적 동질성을 재발굴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한국이야말로 지리적 위치로나,경제발전단계로 볼 때 동북아지역에서 가장 중도적 입장이다. 또 국가 규모로 볼 때도 4강에 비해 현저히 작은 규모의 나라이므로 경계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따라서 한국은 동북아지역의 역사 문화적 동질성의 발굴과 경제협력체의 구상과 실현에 있어서 중계자(Mediator)로서,또 다양하고 다층적인 역내 갈등과 경쟁의 완충지로서 협력 업무를 관장하는 총무 간사역할을 담당하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다. 한국은 앞으로 동북아경제공동체 구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다시 말해서,한국은 동북아의 지역협력과 공존공영의 시대를 여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중·일 3국간 경제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통상 금융 투자 공업 농업 어업 에너지 과학기술 교통 물류 관광 정보통신 환경 등의 각 분야에서 갖가지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노력여하에 따라,우리는 동북아 시대를 열어가는 일을 실질적으로 선도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역사적 기회를 분연히 포착해 동북아지역 협력 방향을 제시하고,지역경제공동체 구성에 헌신함으로써 동북아지역의 핵심국가로 발돋움해야 할 것이다. adihysong@keb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