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연도가 17년 이상의 슈퍼 프리미엄급 위스키 가격이 제품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위스키 출고가격은 2만원대에서 6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이에 대해 고가 위스키 업체들은 브랜드 가치와 원액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저가 위스키 업체들은 일부 업체가 마진을 너무 많이 붙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위스키 17년산 중 가장 비싼 제품은 진로 발렌타인으로 출고가격이 6만6천9백90원이다. 숙성연도가 이보다 1년 긴 시바스리갈 18년산은 3천1백90원 싼 6만3천8백원에 출고되고 있다. 랜슬럿 17년산과 스카치블루 17년산은 출고가격이 각각 4만9천5백원과 4만4천원이다. 이 제품들은 숙성연도가 같거나 거의 비슷한 동급 위스키이면서도 가격에서는 발렌타인을 기준으로 최저 3천1백90원에서 최고 2만2천9백90원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윈저 17년산은 출고가가 2만9천4백80원으로 발렌타인 17년산의 절반도 안된다. 이 출고가는 국내에서 팔리는 슈퍼 프리미엄급 중 가장 낮은 것이다. 윈저 17년산은 슈퍼 프리미엄급이면서도 가격은 한 단계 아래인 임페리얼 15년산(2만6천원)이나 숙성연도가 표기되지 않은 무등급의 발렌타인 마스터스(2만8천8백75원)와 비슷하다. 이처럼 같은 17년산이면서도 가격차이가 크게 나자 시장에서는 어느 것이 진짜 17년산 가격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에 선물용으로 위스키를 구매한 일부 소비자들은 속은 듯한 기분이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농협하나로클럽 창동점 선물코너에서 17년산 위스키를 산 김진태씨(42)는 "값이 싸면 가짜 같고 비싸면 속는 것 같아 찜찜하다"며 "왜 이렇게 가격차이가 심한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진로발렌타인스 관계자는 "제품 브랜드,원액,회사의 가격정책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며 "같은 옷이라도 유명 브랜드 옷과 일반 브랜드 옷의 가격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다른 위스키 업체 관계자는 "외국 자본의 위스키 업체들이 한국시장을 지배하면서 가격도 좌지우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같은 17년산이면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은 브랜드 차이뿐만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