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엘리베이터업계 3위인 일본 미쓰비시가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키로 해 국내 엘리베이터시장이 세계 유수 업체들의 격전장으로 변모케 됐다. 세계 1위 미국 오티스는 LG와 합작형태로 이미 진출해 있으며 2위인 유럽계 쉰들러는 중앙엘리베이터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 고위 관계자는 22일 "미쓰비시가 1백억원을 투자,인천에 연산 5천대 규모의 대규모 엘리베이터 공장을 짓기로 했다"며 "연내 부지선정을 마치는 대로 공장건설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지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계기로 한국 부품업체를 집중 육성하는 한편 한국을 R&D센터로 삼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미쓰비시의 국내생산량은 2∼3위를 다투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동양에레베이터와 거의 맞먹는 규모다. 미쓰비시는 추가 투자를 통해 연간 생산량을 1만대 정도로 늘린다는 중장기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엘리베이터는 현재 중국과 태국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특히 중국 공장의 경우 연간 생산규모가 1만2천대에 달한다. 이 관계자는 "인천공장은 중국이나 태국공장과 달리 고급제품을 생산해 50%는 국내 호텔 등에 판매하고 50%는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쉰들러는 국내업체 인수를 통해 한국시장에 참여하기로 하고 중소업체인 중앙엘리베이터와 인수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수금액과 관련,50억원 내외에서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본 도시바 계열의 도시바엘리베이터도 한국시장 참여를 위해 판매지사 설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그동안 동양에레베이터를 통해 고급 부품을 수출해왔다. 세계유수 엘리베이터 업체들이 한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은 성장속도가 빠른데다 우수한 부품업체가 많고 인력수준도 높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조만간 국제규격이 통일되고 부품과 기술 진입이 자유로워진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3일부터 개최되는 '승강기 국제표준화 서울회의'에서는 엘리베이터 국제규격인 ESR(필수안전규격)가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규격이 적용되면 한국 KS,미국 UL,유럽 CE 등 각국의 엘리베이터 검사기준에 구애받지 않게 돼 부품과 기술진입 장벽이 사라지게 된다.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2천억원에 달하며 연평균 10%씩 성장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LG오티스가 50%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현대엘리베이터와 동양에레베이터가 각각 22∼24%를 차지하면서 2,3위를 다투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