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선포했다는 소식은 우리 기업들엔 분명 호재다. 경의선이 연결되면 남한 북한 중국을 잇는 물류 중심이 될 신의주를 중국 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각종 인프라 건설 등에 국내 건설업체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으며 산업적으로는 신발 의류 등 경공업분야 진출이 유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공단 조성에는 많은 시일이 필요한 만큼 당장 기업들의 신의주 진출러시가 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신의주 특구지정을 '호재'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신의주가 중국과 붙어 있다는 지역적 인접성 때문이다. 중국 동북지역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는 업체들은 중국에 직접 진출하는 것 보다는 말이 훨씬 잘 통하고 인건비 부담도 적은 신의주에 진출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나진.선봉에서의 시행착오를 다시 범하지 않으리란 기대도 기업들이 신의주를 주목하는 이유다. 세종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나진.선봉의 경우 특정 산업분야를 전문화하지 않고 중공업 경공업 관광업 중계업 등 거의 모든 분야를 포함하는 방만한 개발계획을 추진해 개발 효율성이 낮은 편이다. 현재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와 부근의 최대 공업지역인 청진에는 약 20여개의 주요 생산시설이 있으나 주로 중공업 관련 시설이다. 이와 관련, 기업들은 신의주가 제지와 방직이 발달한 북한내 최대 경공업도시의 특성을 살려 남한 등에서 고비용저효율로 애를 먹고 있는 섬유.의류, 신발, 전기.전자, 식.음료 등 경공업을 중심으로 한 공단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이 함께 경제특구로 연결될 경우 경의선의 출발점인 우리로서는 물류 경쟁력을 갖는 동시에 북한내 여러곳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도 있어 업체들의 투자의욕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경제특구 개발은 특성상 단기간내에 이뤄지기 어렵고 각종 인프라 건설에도 시간이 많이 걸려 당장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신의주 투자를 선언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신의주의 경우 경제특구 선포로 자유로운 기업활동 보장에 관한 방향은 잡힌 셈이지만 실제 법.제도적 정비나 인프라 확충 등의 과제는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전경련 동북아팀 정오영 팀장은 "현대와 토지개발공사 등이 들어가 공단조성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개성의 경우처럼 국내 건설업체들이 신의주 인프라 조성사업에 참여하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