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엔화 약세 날개를 달고 1,220원대를 등정, 3개월 최고 수준까지 다다랐다. 달러/엔 환율이 123엔대로 급등, 추석연휴를 마친 시장에 강한 상승 모멘텀을 부여했다. 달러/엔의 추가 상승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은 달러매수(롱)심리를 간직했다. 수급상 역외매수와 정유사 결제수요가 1,220원 밑에서 지지대 역할을 한 반면 전자, 중공업 업체 등이 네고물량을 내놓아 장중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역외세력은 간헐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다만 장중 방향성이 없던 탓에 등락은 크지 않고 추석이후 참여자들의 호흡조절로 거래는 한산했다. 환율은 일단 저점이 단단해지면서 올라오는 형편이라 저점매수가 유효한 장세가 되고 있다. 시장 움직임의 열쇠는 일단 달러/엔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1.60원 오른 1,221.0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6월 20일 1,224.80원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고점은 지난 6월 21일 장중 1,225.00원까지 올라선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223.00원, 저점은 1,219.40원을 가리켰다. 전날 종가대비 상승폭은 컸으나 환율 하루 변동폭은 3.60원에 머물렀다. ◆ 상승세 전환 "꿈틀" = 향후 환율 움직임을 위로 보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저점이 높아지는 데다 엔화의 추가 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 추석전 네고물량 공급이 많았던 탓에 월말을 앞두고도 대규모 물량이 나올 것이란 예상은 크지 않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정유사 결제수요가 꽤 있었던 반면 전자업체 등의 공급과 장중 달러/엔 조정으로 개장초 고점을 찍은 이후 약간 밀렸다"며 "달러/엔이 123엔에서 추가 상승 못해 미련을 가지는 세력도 있으나 추세는 일단 상승 쪽으로 보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122.50엔 밑으로 무너지지 않으면 달러/원도 급락할 이유는 없다"며 "추석이후 반등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모양새며 내일은 1,218∼1,226원 정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의 상승을 반영했으나 속도면에서는 다소 처졌으며 수급상황은 어느정도 균형을 보인 것 같다"며 "달러/엔이 좀 더 오른다면 저점 매수가 맞는 것 같고 단기간에 위로 1,225∼1,228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 달러/엔 123엔대 흐름 = 달러/엔 환율이 123엔대로 올라섰다. 지난주 말 급등세를 보인 달러/엔은 이날 도쿄가 휴장인 가운데 소폭 조정됐으나 대체로 123엔대에서 등락했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일본 정부의 국채발행 차질로 급등, 123.35엔으로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개장초 123.63엔까지 도달한 뒤 차츰 반락, 오후 들어 122.86엔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달러/엔은 이후 재반등한 뒤 123엔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오후 4시 54분 현재 123.05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서울외국환중개 고시 기준으로 100엔당 980.28원으로 지난 6월 12일 979.9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엔/원은 이날 100엔당 990원대 초반에서 주로 움직였으며 같은 시각 991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910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지난 목요일에 이어 이틀 내리 주식순매도였으며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주 말 엔 약세의 급진전을 반영, 환율은 지난 목요일보다 12.60원 높은 1,222.00원에 급등 출발한 뒤 곧 고점인 1,223.0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달러/엔 반락과 업체 네고로 오전 10시 37분경 1,221.00원까지 내려섰던 환율은 매수세 재개로 오전 11시 15분경 1,223.00원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추격 매수세 부재와 달러/엔 반락으로 환율은 오전 11시 45분경 1,220.5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1,220.9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높은 1,221.0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곧 1,221.20원을 기록한 이후 차츰 반락, 오후 2시 13분경 1,219.40원까지 장중 저점을 낮췄다. 한동안 1,219원선을 거닐던 환율은 외인 순매도 확대에 따른 달러되사기 등으로 오후 3시 15분경 1,221.00원까지 도달했다. 이후 환율은 1,220원선을 선회하다가 장 막판 1,221원선으로 추가 상승, 오후 4시 24분경 1,221.70원까지 올라섰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1억8,9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2,1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4,000만달러, 3억8,210만달러가 거래됐다. 24일 기준환율은 1,221.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