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경제특구'] 초대장관 양빈 임명 : 개방의지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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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네덜란드 국적 화교인 양빈(楊斌) 중국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을 신의주 특별행정구 초대 행정장관으로 내정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독자적인 입법.행정.사법권을 갖는 특구 장관에 외국인을 발탁한 것은 상상을 초월한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북한이 신의주 특구의 행정과 제도 일체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 내부 인사를 고용할 경우 지도부의 의중을 확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국제화된 제도를 이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특히 양 회장이 국제적인 비즈니스맨이라는 점에서 신의주에 외국자본을 적극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으로도 볼수 있다.
북한은 신의주를 특구로 지정하고 외자를 유치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틀은 어느 정도 갖췄다.
하지만 북한 지도부의 개방 의지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을 초대 장관으로 임명함으로써 외국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이 신의주 특구 장관에 임명될 경우 적어도 신의주 지역에는 완전한 자본주의 체제가 도입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양 회장이 평양에서 미국 CNN방송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신의주 특구는 완전히 자본주의화된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해 그같은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신의주 특구법에 따르면 특구를 대표하는 장관은 특구 주민으로서 사업 능력이 있고 주민들의 신망이 높은 자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특구 주민의 자격 요건에 내.외국인 차별을 두지 않고 있다.
양 회장은 신의주 특구 지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지난 6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신의주 지역 87만여평을 특구로 지정해 오락.휴양지 시설과 일반 산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대규모 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전달해 김 위원장의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회장을 발탁키로 한데는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추천과 권유가 큰 힘이 됐다고 서울의 한 고위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