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ahn@maf.go.kr '밥이 보약이다'는 말이 있다. 밥 외에 특별히 먹을 것이 적었던 시대에 밥이 영양섭취의 대명사였던 데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경제사정이 나아지고 먹거리가 다양화되면서 영양가도 높고,먹기도 편한 음식이 많이 생겨났다. 필자가 어릴적 학교 다니던 시절 집에 가면 어머니가 차려주신 김이 모락모락 나고,기름이 흐르며 구수한 냄새가 나는 밥을 김치 하나에도 정말로 꿀맛처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입맛이 변한 건지,밥맛이 변한 건지 옛날 밥맛을 찾기가 어렵다. 품종도 개량되고,밥짓는 도구나 기술도 훨씬 더 발전되었는 데도 그때 그 맛이 나지 않는 것은 단지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일까. 최근 우리나라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쌀 소비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고 있어 어떻게 해서든지 쌀 소비를 늘리고자 9월초에 월드컵 스타인 김남일 선수와 김태영 선수를 '2002 Love 米' 홍보대사로 위촉,젊은 세대들에게 쌀 소비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물론 간편하고 독창적인 것을 추구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와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밥이 좋다는 것만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다.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는 쌀이 많아야 되고,마케팅에도 과거와는 다른 감각이 필요하며,소비자 기호를 우선 고려해 쌀을 생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먹는 쌀 '米'자를 파자하면 88(八十八)인데 이는 쌀이 생산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길이 가야 하는가를 함축적으로 말해준다. 우리 젊은 세대들이 즐겨 찾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쌀을 생산하려면 이제 우리 농민들도 88번의 손길이 아닌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정성과 손길이 필요할 것 같다. 즉 '米'가 아닌 '米米'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쌀밥이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의 이미지를 벗어나 매일 즐겨 먹는 맛있고 건강에 좋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우리 농민들도 어머니의 정성을 대신할 맞춤형 쌀을 생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청소년용 쌀,노인용 쌀,환자용 쌀 등 기능성 쌀 생산은 물론 예뻐지는 쌀,살이 빠지는 쌀이 개발된다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청소년층에게는 큰 각광을 받을 것이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BT산업과 연계해 다양한 기능을 가진 맞춤형 쌀 개발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