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밀반출 및 회사자금 유용 등의 혐의(재산국외 도피 등)로 불구속 기소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자신의 소유이던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가 한화그룹으로 넘어가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최 전회장은 24일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용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부채비율이 높고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기업이 대한생명과 같은 거대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많다"며 "인수가격도 너무 낮지만 인수자인 한화는 근본적으로 자격미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격이 없는 업체를 자격이 있는 것으로 유권해석을 한 금융감독원도 문제이며 이는 권력을 남용한 것이므로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회장은 "한화는 지난해 5천억원,올해 7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마련할 정도로 어려운 기업이어서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하고 나면 대한생명도 부실기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 전회장은 이날 공판에서 "영국령 케이만 군도에 역외펀드를 세워 1억달러를 투자한 것은 재정경제부에 신고를 거친 적법하고 정상적인 투자였으며 신동아학원 등에 회사자금 1백47억원을 기부한 것도 이사회 결의를 거쳤다"며 외화 밀반출 및 자금 횡령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