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7월 경제개선 조치에 이어 최근 신의주를 특구로 지정하고 네덜란드 국적의 중국인 양빈 어우야그룹 회장을 초대 행정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북한의 변화를 주도하는 중심 세력이 누군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사회의 특수성과 정책 결정과정을 감안할 때 최근 일련의 조치들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면에 서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의 개방정책도 모두 그의 재가 아래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기에 김 위원장의 중국.러시아 방문은 물론 경제현장 시찰에도 빠짐없이 동행하고 있는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도 주목받고 있다. 북한의 국가계획위원회는 중국의 국가발전계획위원회나 과거 한국의 경제기획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북한의 개혁.개방과 관련된 실무적인 청사진을 주도적으로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경협위 북측 단장인 박창련 국가계획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순수 경제관료"라며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물론 남북간 국책경협사업에도 북한의 국가계획위원회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무역상, 경공업상, 재정상, 농업상 등 2000년 말부터 젊은층으로 교체된 경제관료들도 북한 경제에 새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